[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대선 출마를 준비중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1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다.
지난 3일부터 미국 동부 애팔래치아 산맥의 한 산장에 머물렀던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1시 뉴욕 JFK공항에 도착,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아시아나항공 비행기에 올랐다. 이날 귀국길에는 부인 유순택 여사와 유엔 사무총장 시절 경호요원 2명, 수행비서 등이 함께 했다.
그는 귀국 소감을 묻는 한국 언론의 질문에 “가슴이 벅차고 설렌다”면서 “국가 발전을 위해 10년간의 경험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 면도 많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어 “가족과 함께 산장에 머물며 깊이 성찰하는 기회를 가졌다. 개인적으로 친분있는 사람들을 만나 어떻게 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가장 잘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뇌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생 반기상 씨와 조카 반주현 씨가 뇌물 관련 사건으로 기소된 것과 관련해선 “가까운 가족이 연루된 것에 당황스럽고 민망스럽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하다”면서 “사법적인 절차가 진행 중이니까 결과를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해에 이미 말씀드린 대로 이 문제에 대해선 아는 것이 없었다. 장성한 조카여서 사업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었고, 만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반 전 총장의 동생인 반기상 씨와 그의 아들인 반주현 씨는 2014년 베트남에 있는 경남기업의 복합빌딩인 '랜드마크 72'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중동의 한 관리에게 뇌물을 건네려 한 혐의로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기소됐다.
한편 반 총장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대로 귀국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와관련,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반 전 총장 귀국에 앞서 이미 가동에 들어간 서울 마포 캠프의 이도운 대변인은 반 전 총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을 해명하고 국민화합과 국가통합에 대해 언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직후부터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귀국 다음날인 13일에는 첫 공식일정으로 국립현충원을 방문하고 14일에는 충북 음성의 부친 선영과 꽃동네, 충주의 모친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후 반 전총장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정세균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등 삼부 요인을 찾아 귀국보고를 할 예정이다.
이밖에 대구 서문시장, 부산 유엔묘지, 전남 진도 팽목항, 경남 진해 봉하마을, 광주 5·18 민주묘지 등 전국을 돌면서 민심수렴과 지지세력 규합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