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채권왕 빌 그로스가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이 2.6%를 넘어선다면 채권시장에 장기적인 침체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억만장자이자 야누스 글로벌 비제약형 펀드의 매니저인 그로스는 월간 투자 전망을 통해 "10년물 수익률이 2.6%를 넘어설 것인가 여부는 미 기준금리 수준이나 올해 주식시장의 향방을 결정하는 열쇠"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채 수익률의 수준을 지켜보는 것이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가 2만포인트를 넘어서는가 여부나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할 것인가 여부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0년물 수익률이 1987년부터 하향세에 있었다고 분석했다. 국채 수익률의 하락은 국채가격의 상승을 뜻한다. 반대로 수익률이 상승해 2.6%라는 상한선에 도달하면 이는 국채 가격이 크게 떨어진다. 이는 30년 만에 채권시장에 장기 침체가 드리우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게 그로스의 설명이다.
그로스는 이에 따라 "올 한 해간 국채 수익률의 향방이 시장투자자의 행복과 절망 중 한 가지를 안겨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채 수익률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각종 이유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 정책이 경제 성장과 물가 상승을 이룩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수익률은 가파르게 뛰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금리 인상 속도를 가속화(3차례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국채 수익률의 상승세는 더욱 커졌다.
그로스는 트럼프 정책 기대감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트럼프의 정책은 몇 년간 일시적인 성장을 가져 올지도 모르지만 3%대의 경제성장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장기적인 2%대 성장률이 지속되면 기업 이익과 위험투자 심리를 저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해 12월15일 2.6%대를 넘어서기도 했으나 최근 2.4%에서 움직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 여부에 대해 주목하고 있으며 오는 11일 열리는 트럼프와의 기자회견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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