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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비서실장 "외교·경제, 엄중하고 힘든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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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실수비 주재…"관계수석, 권한대행 보좌 잘하라"

靑 비서실장 "외교·경제, 엄중하고 힘든 상황"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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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이 외교와 경제의 잇단 악재에 "엄중하고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9일 청와대에 따르면 한 비서실장은 전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소녀상 문제를 통화스와프와 연동하는 등 일본의 대응이 우려된다는 보고를 받은 후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관련 수석들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을 잘 보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 실장이 외교와 경제를 콕 집어 보좌를 당부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 실장은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으로 직무정지된 이후 '권한대행을 잘 보좌하라'고만 언급했을 뿐, 분야를 구체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최근 우리나라를 둘러싼 외교와 경제여건에 대해 청와대가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전날 광화문 등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 보다 외교와 경제문제를 비중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가 외교문제에서 우려하는 부분은 한반도를 둘러싼 4강과의 마찰이 한꺼번에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중국과의 관계가 좀처럼 개선될 여지를 찾기 어렵고 한일관계마저 다시 긴장상태로 빠져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다음 주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앞날을 예측하기가 불가능하다. 지난 9월 박 대통령의 러시아, 중국, 라오스 순방 당시 미중일러 4강 정상과 모두 회담을 가졌던 때와 180도 달라진 분위기에 더욱 충격이 큰 모습이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북한·북핵문제, 한미동맹 등 주요 안보정책을 협의하기 위해 지난 8일 미국을 방문하기 시작한 것도 외교에 대한 청와대의 우려로 해석할 수 있다.


경제상황 역시 엄중하다는 게 청와대의 시각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고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가계부채문제에 대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더욱 살얼음판을 걸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 대통령에게도 외교와 경제 현안이 비공식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직무정지로 구체적인 지시를 할 수 없어 안타깝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게 참모진의 전언이다.
한 참모는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외교와 경제여건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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