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명완씨, 남선알미늄 주식 16억원 매수
경영참여 확대 등 행동주의 투자자 선언
이틀간 주가 6% 올라 시장은 환영 반응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1000억원대 주식을 굴리며 '슈퍼개미'로 불리는 손명완 세광 대표가 최근 몇몇 코스닥 상장사들의 지분을 대폭 늘리고 잇따라 경영참여를 선언했다.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배당요구 등 적극적인 주주행동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손 대표는 지난달 28일 알루미늄 창호ㆍ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남선알미늄 주식 126만8569주를 약 16억원에 장내매수했다. 2015년 10월21일 기존 남선알미늄 주식을 일부 매각해 지분율이 4% 아래로 내려가면서 한동안 지분변동 내역을 알 수 없었으나 이번 투자로 지분율이 다시 5.15%로 늘어나면서 공시에 재등장했다.
그런데 손 대표는 투자 8일만인 전날 남선알미늄 주식의 보유목적을 기존 단순투자에서 '주주제안 관련 경영참가 목적'으로 변경했다. 지난 4일 가정용 전자기기업체 에스씨디에 대해서도 지분 보유목적을 경영참가로 바꿨다. 손 대표는 앞으로 적극적인 주주 행동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손 대표는 "남선알미늄의 경우 실적이 우수한데 지금까지 배당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고 에스씨디도 2006년 이후 배당이 멈췄다"며 "앞으로 적극적인 배당 확대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가 연초부터 발 빠르게 행동주의 투자자로 나선 것은 3월 정기주총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법상 정기주총일로부터 6주전까지 주주제안서를 접수해야 하는데 소액주주와 연대하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지난해 6월 자동차 부품업체 동원금속의 정기주총을 앞두고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당시 손 대표는 주총 한달전부터 최대주주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지분을 공격적으로 끌어모으며 배당확대, 전자투표제 도입, 자산재평가 실시 등을 요구했다. 주총이 임박해서는 소액주주들에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는 등 적극적 주주제안권 행사에 나섰다.
결국 동원금속은 이를 일부 수용해 지난해 1주당 배당금을 전년대비 2배인 100원으로 늘렸다. 손 대표는 현재 약 371억원어치의 동원금속 주식을 보유중인데 이는 그가 보유한 주식자산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손 대표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동원금속은 반드시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손 대표의 적극적 행동에 주가도 반응하는 모습이다. 손 대표의 지분변동과 주식 보유목적 변동 공시 이후 최근 이틀간 남선알미늄과 에스씨디는 각각 6%, 3% 올랐다. 지난해 동원금속도 6월 한달간 12.8% 상승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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