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기준 계란 한판 8251원, 최근 일주일새 상승세 주춤…"한계치 왔다"
정부, 신선란 등 7만5000톤 수입…업계, 수지타산 저울질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3일 고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50일을 맞으면서 계란품귀 현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계란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식당과 가정내 식탁에서 계란반찬이 자취를 감췄고, 유통업계에선 계란 부족현상으로 거래가 아예 끊겼다. 계란을 원료로 한 빵과 제과업체들은 일부 품목의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농수산물식품공사(aT)에 따르면 2일 기준 기준 계란 한판(30개, 특란)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8251원으로 전거래일인 지난달 30일보다 0.2% 오르는데 그쳤다. 계란값은 지난달 초부터 하루 최대 10%까지 오르며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지난 한달간 계란값 인상율은 47.2%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전날대비 1.1% 인상한데 이어 29일은 1.6%, 30일은 1% 오름폭에 그쳤다.
업계에선 계란값 폭등으로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린 탓도 있지만, 공급 부족으로 아예 계란물량이 끊겼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제 aT가 시세를 조사하는 서울 지역 대형마트 2곳은 지난달 28일부터 계란이 판매되지 않았다. 서울 경동시장 역시 지난달 28~29일 계란이 품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aT 관계자는 "계란가격이 더 오른다고 해도 공급량이 부족해 살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계란가격이 한계치에 왔다고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계란대란이 지속되자 정부는 4일부터 수입계란에 대한 관세를 없애 업체들의 계란 수입을 지원하기로 했다. 수입계란에 대한 할당관세는 올해 6월30일까지 적용하고 향후 시장 수급상황을 감안해 연장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가정에서 많이 소비되는 신선란의 경우 3만5000t 가량을 들여오며 신선란과 계란액, 계란가루 등 총 9만8000t의 8개 품목을 관세없이 수입이 가능하다. 업체별 할당은 오는 5일 계란유통협회와 제과협회, 수입업체 등 관련업계 간담회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특히 계란수입에서 필요한 항공비 지원대상과 금액, 절차 등은 이달 6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작 계란수입을 직접 담당하는 유통업계는 신중한 모습이다. 계란이 당장 필요한 제빵업체의 경우 까다로운 수입절차에 난색을 표시하면서도 수입비용 등을 고려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형 제과업체 관계자는 "계란 수입은 현지 수출작업장 등록이 무척 까다롭다고 알고있다"면서 "계란공급이 하루 평균 20~30% 부족한 상황인 만큼 절차문제가 해결되고 가격경쟁력이 맞다고 수입을 검토할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경우 직접 수입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대형마트의 경우 '1인1판' 판매제한 이후에도 하루 평균 공급량이 20% 가량 부족하면서 오후마다 계란품절 현상이 발생한다. 하지만 계란수입의 경우 가격경쟁력이 가장 큰 난제다. 정부가 수입절차를 대폭 간소화해도 물류센터 등을 거치게 될 경우 시간이 소요되는데다 계란 유통기한이 현재 30일에서 45일로 늘어나면 계란 신선도에 대한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계란 수입은 단기적인 처방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산란계를 늘려야 한다"면서 "수입 계란이 가격경쟁력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인 만큼 수입된 계란의 품질과 가격을 보고 (판매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계란 수입상이 들여오는 계란 퀄리티(품질)을 보고 판매를 결정하겠지만 우리가 직접 수입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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