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은 2일 오후(현지시간) 현지 경찰이 전날 긴급 체포한 정유라(21) 씨의 구금 기간을 오는 30일 오후 9시까지로 4주 연장키로 결정했다.
정 씨는 향후 4주간 올보르 시내 별도 구금시설에서 머물면서 각종 의혹에 대한 덴마크 검찰의 조사를 받는다.
덴마크에서는 긴급 체포한 뒤 24시간 내에 조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법원에서 구금 기간 연장에 대한 판단을 받아야 한다.
앞서 정 씨는 전날 올보르 외곽의 한 주택에서 은신해 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4시간 현장 조사 끝에 오후 8∼9시께 체포됐다.
정 씨는 이날 심리에서 "아이와 함께 있게 해주면 내일이라도, 언제든 귀국하겠다"며 불구속을 조건부로 귀국해 특검의 조사에 응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이어 정 씨는 각종 의혹에 대해선 "엄마가 다 했다", "나는 모른다"라고 발뺌으로 일관했다.
이화여대 학점 특혜 의혹과 관련해선 "2015년에 출산한 뒤 F학점을 받아 엄마한테 자퇴를 요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2016년에도 학교에 안나가고 애만 키워서 '아웃'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학점이 나왔다"고 말했다.
정 씨는 "2016년에 대학에 가서 최경희 (당시) 총장과 류철균 교수를 만난 뒤 나는 먼저 나오고 엄마가 학교에 더 남아 있었다"며 "나는 퇴출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학점이 정상적으로 나오게 됐는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신에 대한 삼성그룹의 특혜 자원과 관련해 "엄마로부터 삼성에서 6명의 승마선수를 지원하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지원하게 됐다"며 "나는 (삼성에서 지원을 받은) 6명 중에 한 명이라고 엄마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했다.
독일로 올 때 외화를 불법유출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아버지의 강원도 땅을 담보로 36만유로를 담보받아 우리 (부부) 이름으로는 1원 한 장 대출 안받았다"며 "나중에 한국에서 돈을 다 갚았고, 독일에선 세금을 다 냈다"고 밝혔다.
정 씨는 "덴마크에는 지난 9월에 와서 계속 머물렀고, 2주 전에 독일 비자 때문에 프랑크푸르트에 간 적이 있지만 쇼핑은 하지 않았다"고 '호화쇼핑설'도 반박했다.
평소 박근혜 대통령을 '이모'로 불렀다고 알려진 데 대해선 "박 대통령을 만난 것은 아버지가 (박 대통령 비서실장격으로) 일할 때 였다"면서 "오래 전 초등학교 때 일"이라고 주장했다.
정 씨와 정 씨의 변호인은 법원의 구금 연장 결정에 대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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