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오준 유엔(UN) 전 대사가 반기문 UN 전 사무총장의 '신천지' 관련 홍보영상 등장 논란과 관련, "반 전 총장이 유엔에 오는 비정부기구(NGO) 대표들을 만날 때 종교를 (일일이) 물어보고 만나는 건 아니다. 나도 (신천지 연관 단체와) 사진을 찍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지난해 11월 임기를 마친 오 전 대사는 2일 오전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여성 NGO 대표들이 유엔에 오는 건 회의 참석을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사무총장이) 유엔에 등록된 여성 NGO단체를 만나는 게 그렇게 문제가 될 사안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최근 신흥 종교단체인 신천지와 연계된 세계여성평화그룹의 영상 홍보물에 등장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 영상에는 김남희 세계여성평화그룹 대표가 UN 본부 초청으로 여성의 날 행사에 참석하면서 반 전 총장과 함께 찍은 사진이 나온다. 신천지에 반대하는 기독교계에선 이를 놓고 신천지의 특정 정치권과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오 전 대사는 '언론에 보도된 반 전 총장의 금품 수수 의혹, 특정 종교와의 연관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제가 아는 한 별 근거가 없는 것 같다"면서 "반 전 총장은 부정한 돈을 받거나 그럴 분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그는 향후 반 전 총장의 정치 행보와 관련해선 귀국 직후 독자 세력화를 꾀하면서 제3지대에 머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사회자의 '제3지대에 머무르실 것이란 분석이 많다'는 질문에 "금방 어떤 정당에 가입하지 않고 활동을 하실 거란 의미"냐고 되물으며, "반 전 총장을 대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반 전 총장의 입국시기로는 "이달 중순 전에 들어오시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누리당 측의 반 전 총장 영입 가능성에 대해선 "어느 정치 세력과 손을 잡게 될지에 대해선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현재로선 어떤 것도 예단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개헌론과 관련해선 반 전 총장이 "현행 5년 단임제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문제점을 공유할 뿐 어떤 (특정) 개헌안을 갖고 있다는 의견을 밝힌 적은 없다"며 "구체적으로 선호하는 제도도 없다"고 부연했다.
오 전 대사는 해외의 '최순실 게이트' 보도와 관련해선 "외국에서도 촛불집회와 탄핵 절차 모두 평화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 정부 전체에 영향을 주는 일로 미국에서도 크게 보도되고 있다"면서 "다만 이슈가 너무 스캔들 중심으로 보도되는 점이 있어 조금 걱정되긴 했다"고 덧붙였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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