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산지ㆍ도매가 20~30% 하락하는데
소비자가 하락폭 5% 내외로 요지부동
소비자들 "가격 인상시와 대조적" 지적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산지 닭 값이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가는 요지부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 요인 발생 시 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것과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2일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육계 산지가격은 kg당 1175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달 2일 거래가격(1656원)보다 29%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날 거래된 도매가격의 경우 kg당 2284원으로, 이는 지난달 30일 거래가격(2977원)에서 23% 떨어졌다. 반면 소비자가는 AI발생 이후 여전히 5000원선에 거래됐다. 지난달 30일 거래된 육계 1kg 가격은 5013원으로, 한 달 만에 5%가량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소비자가 인하폭이 크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할 때는 제품 가격을 크게 올리는 반면, 하락 요인 발생 시에는 하락폭이 상승폭에 미치지 못하다는 것.
대표적인 예가 AI 여파로 급등하고 있는 계란 값이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계란(특란ㆍ30개) 가격은 8237원으로, 한 달 만에 48%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대형마트에서는 계란 값을 네 차례나 인상했다. 이달 초 6000원대에 거래되던 계란 한 판은 8000원대로 껑충 뛰었다. 구매도 '1인1팩'으로 제한했다.
공급업자 대부분은 물량이 없어서 못 파는 실정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전국의 대형마트 계란 코너에는 계란이 수북하게 쌓여있는 실정이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계란 값에 구매를 포기하는 소비자들이 속출했기 때문인 것.
용산구에 거주하는 한 50대 주부 한가람 씨는 "계란 한 판에 1만2500원을 달라고 해 계란대란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당분간 두부 등으로 계란을 대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종로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전보라 씨는 "지금은 안 먹고 버틴다지만, 다가오는 설에는 계란이 꼭 필요해 걱정"이라며 "지금 사야할 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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