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연일 이어지는 강달러 기조에도 국내 주식시장이 크게 휘청이지 않고 있다. 신흥국 증시 환경 개선에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는 덕분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등장할 경제정책,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변수로 작용할 예정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3일 1203.00원을 기록한 이후 29일 1207.70원에 마감하는 등 1200원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28일엔 1210.50원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171억원을 순매수했다. 달러 강세에도 외국인 자금은 국내 시장서 이탈하지 않은 것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달러가 부담스러운 레벨에 위치함에도 과거, 테이퍼링 축소 발언, 첫 금리인상 구간과 비교해 글로벌 금융시장은 조용하다”며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말하는 대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미국 경기 펀더멘털 개선에 근거하고 있고, 최근 급격히 올라온 기대 인플레이션과 비교해 완화적 스탠스라는 점이 부각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과 마찬가지로 신흥국 시장들에서의 자금유출 현상이 없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 리스크 가늠 지표(VIX, Citi Macro Risk Index)는 연중 최저 수준이고, 신흥국 리스크 지표인 EMBI 스프레드도 동일한 흐름”이라며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Economic Surprise Index)는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기준선(0)을 웃도는 가운데 신흥국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고 분석했다.
신흥국 전반의 매크로 환경이 개선되고,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양호한 실적 전망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을 유입시킬 수 있는 상황은 지속되겠지만 변수는 존재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과 추가적인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주목된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취임 이후 주요 정책 실현 가능 여부와 올해 1분기 내에 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에 대한 시각 변화에 대한 확인이 중요하다”며 “트럼프 공약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 조세개혁, 규제완화, 재정정책, 보호무역주의로 요약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장에 반영된 3번째 금리인상 시점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인사 교체 이후 3월 FOMC를 통한 경기전망 및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스탠스 변화 등은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을 키울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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