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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총수시대]68년 동갑내기 주도…'젊은 리더십'리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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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총수시대]68년 동갑내기 주도…'젊은 리더십'리셋하다 조현준 효성 회장,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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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 회장 만 48세에 회장 승진
-이재용 정용진 이해욱 등도 68년생 동갑
-유학파에 높은 교육수준과 글로벌 감각
-선대의 시장추격자서 시장선도자 변화 이끌어야
-책임·윤리·사회책임경영…新기업가정신 과제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효성그룹 3세 장남인 조현준 사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재계의 '40대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1968년생인 조 회장은 만 나이로 48세. 부회장에 오를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깬 파격 승진이었다. 게다가 효성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1957년 조홍제 창업주가 효성을 창업한 데 이어 1982년 조석래 전 회장이 그룹을 이끌어온 지 33년 만에 '3세 경영' 시대가 열린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부회장을 건너뛰고 회장을 바로 맡은 것은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부친 조 전 회장의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령인 조 전 회장의 건강상 이유도 이번 경영승계에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교롭게도 조 회장과 같은 연배의 '젊은 리더십'은 재계에 광범위하게 포진해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등은 모두 조 회장과 동갑내기인 1968년생. 새해에 만 49세다. 현대가 3세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1972년생)은 30대에 총수에 올라 새해에 회장 취임 10주년을 맞는다. 롯데그룹과 SK그룹, 두산그룹은 이미 2세, 3세, 4세로의 경영체제가 구축됐다. 현대차그룹과 LG그룹, 한화그룹, 한진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 등 주요그룹도 3세, 4세로의 경영승계가 마무리되면 재계 리더십은 수년 안에 새로운 변곡점을 맞는다.

재계 관계자는 "40대 리더십의 등장은 우리 재계에는 필연적이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며 "그들은 대개가 유학파 출신으로 일찌감치 경영 수업을 받으며 성장했지만 창업세대의 공과를 바탕으로 수성(守成)과 경장(更張ㆍ요즘 말로 개혁)에 나서야 하는 커다란 과제가 주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젊은 총수들은 선대보다 높은 교육수준과 글로벌 감각을 갖추긴 했지만 리더십과 소통능력, 과감한 도전정신과 결단력 등의 기업가 정신은 제대로 검증받지 못했다. 또한 일부 오너가 자제들의 일탈은 기업 이미지와 신뢰도를 추락시키고 반(反)기업 정서를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형제와 친족 간에 벌어지는 경영권 분쟁이라는 재벌가의 흑역사도 젊은 리더십이 풀어야 할 숙제다.


"대한민국 기업들이 글로벌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 스포츠맨십에 기반을 둔 페어플레이를 통해 효성을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조 회장의 포부는 그런 점에서 눈길을 끈다. 조 회장의 일성처럼 40대 리더십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라는 공적인 과제와 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근본적인 숙제를 동시에 헤쳐나가야 하는 숙명을 안았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대내외 경영환경에 대응하는 지배구조와 사업재편을 통해 주력사업의 내실과 신성장사업 확보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이는 선대의 '패스트팔로어(시장추격자)' 전략을 뛰어넘어 '퍼스트무버(시장선도자)'로의 변신을 의미한다.


한편으로는 '최순실 게이트'에서 드러난, 선대로부터 계속된 정권과의 스캔들의 악연을 끊고 책임경영과 윤리경영, 사회적책임경영도 확립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침체된 한국경제를 살리는 길은 기업가정신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40대 총수들은 이윤이 아니라 세상을 이롭게 하는 비즈니스, 권력이 아니라 사업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기업가정신으로 재무장해야 한다"면서 "국회와 정부, 시민은 규제 일변도를 벗어나 규제개혁 등을 통한 구조적인 악습을 없애 기업가정신이 최고로 발휘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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