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국내 제조업체들이 다음달 경기가 현재 수준보다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순실 게이트’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대내외 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에 대해 기업의 우려가 큰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다음달 제조업의 업황 전망 BSI는 71로 지난달 전망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하반기 중 가장 낮았던 8월(71)의 다음달 업황 전망 BSI 수준이다.
BSI는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수로 지수가 100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자동차를 중심으로 업종 절반 이상에서는 다음달 제조업의 업황 전망을 부정적으로 봤다. 총 20개 업종 중 11개의 내달 업황 전망이 나빠졌다. 자동차의 업황 전망 BSI는 이달 82에서 내년 1월 80으로 2포인트 하락했다. 가구의 경우 같은 기간 75에서 65로 10포인트나 떨어졌다.
하세호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과장은 "자동차 업황의 경우 신규 차종을 생산하지 않는 자동차 회사를 중심으로 다음달 연휴에 따라 조업일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줬다"며 "제조업의 절반 가량이 다음달 업황 전망을 나쁘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제조업체들의 심리는 경영상 애로사항에 대한 답변에도 반영됐다. 제조업체 관계자들이 꼽은 경영 애로사항 1위는 내수부진이지만 전월 대비 1.2%포인트 줄었다. 불확실한 경제상황과 수출부진은 응답 비중이 21.3%, 11.3%로 전월 대비 각각 1%포인트, 0.4%포인트 늘었다. 이 외에 경쟁심화(10%), 환율(6.9%), 자금부족(5.9%) 등의 답변이 나왔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수출기업의 이번달 대비 다음달 업황전망BSI가 개선됐지만 중소기업, 경공업, 내수기업은 나빠졌다. 대기업, 수출기업은 각각 2포인트, 5포인트 오른 79, 77였다. 중소기업, 경공업, 내수기업은 각각 3포인트, 2포인트, 3포인트 내린 60, 65, 68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15~22일에 진행됐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총 2886개 업체가 조사에 응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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