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청탁금지法 3개월…연말 소비 시장 '양극화' 뚜렷

시계아이콘01분 5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백화점·마트는 눈 낮추기…돼지고기 선물세트도 내놔
고가 식당·호텔은 광풍 비켜가…"연말까지 예약 꽉찼다"
전문가 "정치적 불안감에 소비심리 위축 여전"
"내년 상반기까지 체감경기 찬바람"

청탁금지法 3개월…연말 소비 시장 '양극화' 뚜렷 한 대형마트에서 설 선물세트를 소개하고 있다.
AD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오주연 기자]'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 3개월이 된 가운데 연말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법 시행 이후 사실상 처음 맞는 명절인 내년 설(1월28일)을 앞두고 고가 선물 창구의 대명사였던 백화점과 호텔은 눈을 낮춰 상대적으로 저렴한 선물세트로 소비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반면, 고급 식당과 호텔들은 오히려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청탁금지법 역풍을 완전히 빗겨나가며 예년 수준의 연말 특수를 누리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소고기나 전복, 도미 등 고가의 재료 위주로 설 선물세트를 판매하던 백화점 업계가 돼지고기, 한라봉, 고등어 등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성이 가능한 5만원 이하 선물세트를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지난 9월28일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으로 5만원을 초과하는 고가의 선물 구매에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에 대한 전략적 대응인 셈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초부터 진행 중인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판매 행사에서 돼지고기 선물세트(돈육 실속 구이 세트)를 처음 선보였다. 삼겹살 1.0㎏과 목심 0.5㎏으로 구성됐으며 가격은 4만9000원이다. 여기에 5마리짜리 민어굴비나 한라봉, 감귤로 만든 선물세트도 4만원대에 내놨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5일부터 진행 중인 사전예약판매 행사에서 5만원 이하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60% 이상 늘렸다. 관련 매출 역시 지난 22일을 기준으로 전년 대비 54% 뛰었다. 현대백화점은 돼지불고기 선물세트를, 신세계백화점은 간고등어 선물세트를 각각 5만원에 선보였다. 그간 굴비, 옥돔, 전복 등 상대적으로 고가의 해산물이나 소고기로 구성됐던 선물세트가 실속형을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들은 선물 가격을 법으로 제한하는 달라진 세밑 풍경에 보폭을 맞추는 분위기다. 이미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마친 대형마트 실적에서는 변화가 더욱 두드러진다. 이마트에서 지난 8일부터 18일까지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 접수를 진행한 결과 5만원 미만 제품의 비중은 전년 대비 4%포인트 늘어난 98%에 달했다.


반면 일부 고급 한식당과 호텔들은 법 시행 이전과 마찬가지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신라호텔서울과 롯데호텔서울의 뷔페업장은 크리스마스 기간동안 평소 10만원대였던 저녁 식사값을 15만원대로 50% 가량 올렸지만 예약이 조기마감됐다. 마포의 서울가든호텔 역시 지난 24일과 25일 예약률이 100%였다.


광화문 인근의 고급 한정식과 일식집 등도 일부는 일주일전에 예약해도 자리가 없는 곳이 상당했다. 특히 지난 11월 미쉐린가이드에 선정된 신라호텔서울의 라연 등 유명 레스토랑들의 경우 연말까지 예약이 꽉찼다. 탁금지법 발효 이후 메뉴 구성과 가격을 바꾸며 분위기가 바뀐 곳도 많았다. 서울 광화문 시내의 한 고급 한정식집은 점심 코스 메뉴를 5만원대에서 3만원으로 낮추면서 올해 남은 점심 예약이 80% 까지 찼다. 을지로의 또 다른 한식당 역시 2만원대 점심 메뉴를 추가로 구성한 뒤 절반으로 떨어졌던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새로운 법 제도가 완전히 정착돼 소비 시장이 예년 흐름을 되찾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와 소비자 모두 달라진 법 제도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며, 최근의 정치 리스크 역시 감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3만원 이하의 선물이나 저렴해진 한정식 메뉴가 이전 시장 규모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불황으로 위축된 소비심리가 최근의 최순실 스캔들을 만나 최악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또 "기업들 역시 6만원짜리 선물 하나 팔던것을 3만원짜리 두개 팔아야 간신히 유지되는 상황인데, 그만큼 수요가 뛰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치적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의 확대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