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2019년 2.3㎓ 와이브로 주파수 대역 회수 방침
9월 현재 60여만명 사용…주로 와이파이 백홀 용도
주파수 회수 방침 따라 투자 불투명·가입자 급속 감소할 듯
2006년 순수 국산 기술로 세계 최초 상용화
'와이브로 종주국' 명분, 서비스 종료 계속 미뤄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순수 국산 기술로 개발된 무선 인터넷 서비스 와이브로(Wibro·휴대 인터넷)가 앞으로 3년 후에는 그 역할을 다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와이브로는 한때 차세대 무선 인터넷 기술로 기대를 모았으나 또다른 4세대 이동통신(4G) 기술 LTE(롱텀에볼루션)에 주도권을 내주면서 결국 그 운명을 다하게 됐다.
25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발표한 K-ICT 스펙트럼 플랜(안)에서 2019년 2.3기가헤르쯔(GHz) 주파수 대역에서 40메가헤르쯔(MHz)폭의 주파수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2.3GHz 주파수 대역은 현재 KT와 SK텔레콤이 와이브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2012년 와이브로 주파수를 재할당받았으며 유효 기간은 2019년 3월까지다.
이 대역에서 주파수를 확보한다는 것은 유효기간이 만료된 뒤에는 와이브로 서비스를 중단하고 주파수를 회수한 뒤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는 것을 뜻한다.
다만, 미래부는 현재 사용중인 와이브로 주파수 전부를 회수할지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겼다.
2.3GHz 대역에서 KT는 총 30MHz폭, SK텔레콤은 27MHz폭의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다. 두 회사가 와이브로 용도로 사용하는 주파수는 모두 57MHz폭이다.
이중 미래부는 우선, 40MHz폭만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때까지 와이브로 사용자가 남아 있을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하지만 와이브로 사용자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2019년에는 와이브로 사용자가 거의 남아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정부가 와이브로 주파수 회수 방침을 밝힌 상태에서 KT와 SK텔레콤이 이 서비스를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두 회사는 와이브로에 대해 추가 투자도 거의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사업자가 이용자 보호 대책을 세운다면 와이브로 주파수 전체를 회수할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미래부 관계자는 “2019년까지 와이브로 이용자가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주파수를 남겨놓고 회수한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라며 “만약 사업자가 이용자 보호 대책을 세운다면 해당 주파수 전부를 회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말 기준 와이브로 가입자는 KT 55만8397여명 SK텔레콤 8만595명명에 불과하다. 2014년말과 비교하면 KT는 26%, SK텔레콤은 30.5% 감소했다.
와이브로는 현재 개인용 단말기보다는 와이파이의 백홀 네트워크 용도로 많이 사용된다. KT의 지하철 와이파이는 와이브로 망을 이용한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와이브로는 개인용 에그 용도로도 많이 활용됐으나 속도가 빠른 LTE가 등장하면서 그나마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따라서 통신사들이 현재 이용자에 대한 충분한 보상 대책을 마련한다면 와이브로를 종료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설 자리를 잃은 와이브로를 종료하고 주파수를 다른 용도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었다.
하지만 국산 기술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와이브로를 중단할 경우 ‘정책 실패’라는 비판이 나올 것을 우려해 누구도 쉽게 입에 올리지 못했다. 또 ‘와이브로 종주국’이라는 자부심도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입자가 극소수이고 서비스를 지속하는 효용성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더 이상 와이브로 종주국이라는 명분만 고집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
한편, 와이브로는 지난 2002년 10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된 광대역 무선 인터넷 기술이다. 2006년 6월30일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됐다.
와이브로는 (Wireless Broadband Internet)의 줄임말로 이동하면서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3G 무선 인터넷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음성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됐으며 와이브로보다 더 빠른 LTE가 등장하면서 급속도록 쇠퇴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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