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에 신흥국 채권 발행 급감…71% 줄어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달러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신흥국 채권 발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딜로직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중남미 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16억달러규모로, 8건에 그쳤다. 금액 기준으로는 전년 동월대비 71% 감소했다.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로 올해 1~10월 중남미 회사채 발행이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지만 한 달 새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 기간 중남미 통화 가치는 달러 대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11월 한 달간 멕시코 페소는 달러 대비 9%, 브라질 헤알은 6% 이상 하락했다.

아시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기업의 11월 한 달간 사채 발행액은 29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5% 줄었다. 한국 카지노 운영업체 파라다이스가 1000억원 규모의 사채를 발행하려는 계획을 취소하는 등 사채 발행을 유보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채권시장뿐만 아니라 신흥국 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은 가속화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은 11월 신흥국에서 242억달러의 자금을 빼갔다. 이 중 70%가 신흥국 채권 시장에서 빠져나왔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견되는 만큼 신흥국에서의 자금 이탈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타카다 야스토요 일본생명보험 신용투자 부장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보호주의 무역을 주창하고 있어 신흥국 기업의 사업 및 투자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