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글로벌 오일 메이저 미국 셰브론이 앞으로 발주하는 각종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를 우선 수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대우조선은 셰브론과 해양플랜트 발주에 대한 기본합의서(Frame Agreement)를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대우조선은 이번 합의에 따라 향후 셰브론이 추진하는 해양 공사의 초기 및 기본설계(pre-FEED, FEED) 단계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업체들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해양 설계능력 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실제 건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선제적으로 초기 단계에 반영함으로써 리스크도 현저하게 줄일 수 있게 됐다.
셰브론 입장에서도 프로젝트 초기 설계 단계에서부터 대우조선이 축적한 경험과 생산기술을 설계에 반영함으로써 설계의 완성도를 높이고 프로젝트 전체의 기술적 위험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특히 대우조선과의 우선협상을 통해 공개입찰에 드는 비용과 시간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이번 기본합의서를 체결하게 된 배경은 지난 1990년대 초반부터 20년 넘게 쌓아온 신뢰의 결과로 풀이된다. 대우조선의 안전, 환경 및 품질관리 능력, 안정된 노사관계, 다양한 해양플랜트 건조 경험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현재 회사는 창사이래 최대 위기상황이지만 대우조선이 보유한 기술과 생산능력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변함없는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합의가 대우조선 경영정상화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우조선은 셰브론으로부터 지금까지 총 14개에 달하는 해양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지난 7월 최종투자결정이 된 27억 달러에 달하는 카자흐스탄의 텡기즈 유전개발 프로젝트(TCO)의 경우 현재 공사수행 중에 있다. 이 프로젝트는 90개의 모듈로 제작돼 2020년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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