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미국이 15일(한국시간)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수출 비중이 큰 국내 자동차 업계는 셈법이 복잡해졌다. 한쪽 수출여건이 좋아지지만 다른쪽에선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는 미국 금리인상으로 자동차, 석유화학, 일반기계 등 최근 유가상승과 신흥국 경기회복으로 수출 회복이 예상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신흥국 수출비중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이나 여전히 총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금리가 인상되면 신흥시장에서 미국으로 자본 회귀가 진행되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무역협회는 "국제금융시장 불안은 각국의 실물투자 및 소비를 위축시키고 이는 글로벌 경기의 회복을 지연시킬 우려가 있다"며 "특히 경상수지 적자 비율과 부채 수준이 높은 터키,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등이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수출 기업들로선 현지 여건이 불안정해지면서 수출 물량이 대폭 감소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 같은 경우 글로벌 실적에서 신흥국을 포함한 '기타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48% 수준이고 기아차는 30% 정도다.
다만 미국 경제가 회복됨에 따라 대미 수출은 오히려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어 완성차 업체들에겐 호재다. 자동차 부품업체들 역시 주 수출대금 결제통화가 미국 달러화여서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수출 가격 경쟁력에 긍정적일 수 있다.
업체들은 바쁘게 계산기를 두드리며 금리인상 영향을 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금리인상 여파를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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