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터키 집권 여당 정의개발당(AKP)이 10일(현지시간) 대통령 권력을 대폭 강화하는 개헌안을 발의했다.
개헌안은 정부 체제를 총리 중심제에서 대통령 중심제로 바꾸고, 대통령에게 권력을 집중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터키는 헌법상 의원내각제이지만 사실상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국정의 1인자 역할을 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3년 3월부터 2014년 8월까지 만 11년 총리로 있다가 같은 해 직선을 통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동안 여러 차례 대통령 중심제 개헌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실패하다가 쿠데타 이후 달라진 여세를 몰아 또다시 개헌을 추진한 것이다.
개헌안에 따르면 대통령에게 부통령을 1인 이상과 장관을 임명하는 권한이 부여되며, 현재 550석인 의회는 600석으로 늘어난다.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며 1회 더 중임할 수 있다. 개헌이 돼도 현 대통령의 임기는 2019년까지 보장되기 때문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후 치러지는 대선에서 승리하면, 최장 2029년까지 재임할 수 있다.
개헌안은 의회에서 최소 330명 이상이 찬성하면 국민투표에 부쳐지게 된다. 집권 AKP 의석과 이번 개헌안을 공동발의한 제4당 민족주의행동당(MHP) 의석을 합치면 356석이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