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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가결]태블릿PC부터 232만 촛불까지…국민이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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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9일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하면서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됐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을 설립해 대기업들의 돈을 모았다는 의혹이 지난 9월에 불거진 이후 80일만이다.


지난 10월20일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쳐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 때까지만 해도 고영태씨의 말을 근거로 한 보도였고, 박 대통령은 "의미 있는 사업에 대해 의혹이 확산" "도를 지나치게 인신공격성 논란" 등 표현을 쓰면서 떳떳하다고 강변했다. 그러다가 나흘 후에는 뜬금없이 국회 연설에서 개헌이라는 매머드급 이슈를 내밀었지만 불과 반나절만에 사그러들 수밖에 없었다.

같은 날 저녁 JTBC는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PC에 박 대통령의 연설문과 각종 대외비 자료들이 들어있다는 특종 보도를 했다. 고영태씨의 말이 물증으로 증명된 것이다. 그동안 박 대통령이 해 온 "혼이 비정상" "온 우주가 도와준다" 같은 표현이나 안중근 의사의 순국 장소를 틀리게 말한 것도 그제야 납득이 가는 듯 했다. 허망함만큼이나 국민들의 분노는 컸다.


박 대통령은 다음날 곧바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 3차에 이르는 대국민 담화의 시작이었다. 박 대통령은 "송구스럽다"면서도 연설이나 홍보 분야에서 제한적으로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며 파장을 축소하려 했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었다.

검찰에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됐고 10월29일 처음으로 광화문에서 주말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 때 참가자는 2만명이었다. 급기야 해외에 체류 중이던 최순실씨가 귀국해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그는 모자를 깊이 눌러쓴 채 "죽을 죄를 지었다"고 했으며, 취재진과 항의자들로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 프라다 신발 한 짝을 남겼다.


하야를 요구하는 여론이 들끓었지만 박 대통령은 주도권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 11월2일 참여정부 인사였던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 한광옥 국민통합위원장을 비서실장으로 뽑았다. 야당 측 인사를 내세워 정국을 수습해보려는 시도였으나 야당은 거부했다. "당장 내려오라"는 여론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11월4일, 박 대통령은 2차 담화를 통해 검찰 조사와 특검을 수용했고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하다"고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무너진 후였다. "내가 이러려고"는 온갖 패러디를 낳으며 국민적 유행어가 됐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로 추락했고, "5%면 휴대폰 배터리도 바꾼다"며 하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그리고 11월12일, 광화문에는 100만개의 촛불이 켜졌다. 특검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11월19일에도 100만명이 촛불집회에 모였다. 촛불의 힘이었을까.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박 대통령을 최순실씨와 공범으로 판단했다는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불소추 특권 때문에 기소할 수 없을 뿐이었다. 박 대통령은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했다.


11월26일, 촛불집회 참가자는 전국적으로 190만명 규모로 커졌다. 박 대통령은 사흘 후 3차 담화에서 "진퇴 문제를 국회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퇴진의 뜻을 비춘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탄핵 정국을 교란하는 노림수로 읽혔다. 실제로 비박계의 입장이 혼선을 보이면서, 야당이 당초 탄핵안 표결을 추진했던 12월2일을 넘기게 됐다.


그리고 다음날(12월 3일) 열린 촛불집회에는 전국적으로 232만명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국민들이 몰렸다. 탄핵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는 엄중한 요구였다. 이후 국회의 국정조사가 열리면서 김기춘, 차은택, 고영태, 장시호 등 국정농단 세력들과 재벌들의 민낯도 여실히 드러났다.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은 이런 국민들의 의사를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이르기까지>
10월24일 : JTBC "최순실 사용 추정 태블릿PC에 대통령 연설문" 보도


10월25일 : 박 대통령 대국민 사과(1차 담화) "최순실 도움 받은 적 있다"


10월27일 : 검찰 특별수사본부 설치


10월29일 : 첫 대규모 주말 촛불집회 2만명(주최측 추산) 참가


10월31일 : 최순실씨 검찰 출석


11월2일 : 박 대통령, 김병준 국무총리ㆍ임종룡 경제부총리 후보자 내정


11월3일 : 박 대통령, 한광옥 비서실장과 허원제 정무수석 내정


11월4일 : 박 대통령 2차 담화, 검찰 조사와 특검 수용 "이러려고 대통령 했나"


11월8일 : 차은택씨 귀국 후 체포


11월12일 : 촛불 집회 100만명 참가


11월17일 : 특검법안 국회 본회의 통과


11월19일 : 촛불 집회 100만명 참가


11월20일 : 검찰,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한 중간 수사결과 발표


11월26일 : 촛불 집회 190만명 참가


11월29일 : 박 대통령 3차 담화 "진퇴 문제 국회에 맡기겠다"


12월3일 : 사상 최대 232만명 촛불집회, 즉각 퇴진과 탄핵 요구


12월9일 : 국회, 대통령 탄핵안 가결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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