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與 의원 면담 이어 직접 퇴진시점 밝힐 가능성
이르면 오늘 중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할 특검보 임명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3일 6차 주말 촛불집회를 지켜본 청와대가 향후 대응책 마련에 당혹스런 모습이다. 지난달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자신의 진퇴를 처음으로 언급한데 이어 대규모 화재가 발생한 대구 서문시장 화재현장을 전격 방문했음에도 반전을 기대하기가 좀처럼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4일 중 박 대통령이 자신의 퇴진여부를 직접 밝히는 방안도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6번째 촛불집회에는 전국적으로 190만명(주최측 추산)이 몰렸다. 3차 담화이후 다소 줄지 않을까 라는 우려는 기우였다. 지금까지 연인원 232만명, 경찰 추산 최다인원인 43만명이 촛불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율 역시 역대 최저인 4%(한국갤럽)에 머물렀다.
청와대는 촛불집회에 대해 "많은 국민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은 했다"며 엄중히 뜻을 받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참모들 사이에서는 "뭘 해도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며 난감해하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특히 청와대는 야3당이 오는 9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다시 공을 떠안은 양상이다. 여당 비박(박근혜)계도 7일 오후 6시까지 박 대통령이 퇴진시점을 직접 밝히지 않으면 탄핵에 동참하겠다고 압박하고 있어 청와대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현재로서는 박 대통령이 비주류를 포함한 새누리당 의원들과 연쇄면담을 통해 자신의 뜻을 밝히고 추가 담화를 통해 직접 퇴진시점을 밝히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미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물밑작업에 돌입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여당이 당론으로 결정한 '4월말 퇴진'을 공개적으로 밝힐 경우 야당에 또 다시 공세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곤혹스런 모습이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자신의 퇴진 일정을 밝히면서 총리에 대한 전권 이양 의지를 직접 밝히는 방안도 여권 내에서 검토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측은 아직까지 이런 방안을 검토한 적이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살피고 있다"면서 "기자회견도 시기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5일에는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실 등을 상대로 한 국회 국정조사가 예정돼 있어 청와대의 대응이 주목된다. 각 수석실별로 국정조사 대비에 나선 상태다. 다만 최순실 국정농단을 밝힌 인사들이 대부분 사퇴했다는 점에서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자신을 수사할 특별검사를 임명한데 이어 이르면 오늘 중 특검보 4명을 이르면 임명할 예정이다.
또 특검보 임명 직후에는 4∼5명 규모의 변호인단 구성을 완료할 전망이어서 치열한 법리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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