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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역풍' 맞은 英 5파운드 지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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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성 기름 사용 알려지며 채식주의자들 제조중단 청원

'분노의 역풍' 맞은 英 5파운드 지폐 ▲지난 9월 발행된 5파운드 지폐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마크 카니 BOE 총재(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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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지난 9월 등장하자 마자 구겨지지도 않고 세탁을 해도 멀쩡한 '신개념 화폐'로 큰 주목을 받았던 영국의 5파운드짜리 지폐가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

이 지폐에 동물성 기름인 소의 지방(우지·牛指)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채식주의자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트위터를 통해 동물성 기름이 지폐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확인했던 영란은행(BOE)은 여론이 들끓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언론에 "소의 지방을 축출해 만든 고분자 물질을 지폐에 사용 한 것이 사실"이면서 "이 동물성 지방은 비누나 양초 등 다양한 제조품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온라인에서는 지폐 제조를 중단하라는 여론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청원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에는 1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5파운드 지폐 제조 중단을 위해 서명했다. 이 사이트에는 "영국에 거주하는 수백만의 채식주의자들, 힌두교도, 시크교도, 자이나교도들은 5파운드 지폐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화폐에 동물을 사용하는 것을 멈춰달라"는 주장이 쇄도하고 있다.


영국 채식주의자협회의 린 엘리엇 최고경영자(CEO)는 "채식주의자들은 먹거리는 물론 화장품, 의류 등 일상생활의 모든 물품에 있어서 가축 도살과 연관되지 않은 것들을 사용하려고 극도로 조심한다"면서 "지폐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BOE는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BOE는 지난 9월 새로 만든 5파운드 지폐 4억4000만장을 제조해 유통시켰다. 마크 카니 BOE 총재가 직접 나와 시장에서 음식 안에 지폐를 넣어보는 시연을 펼치는 등 영국 지폐 제조의 새로운 길을 열 것이란 기대감도 한껏 드러냈다.


BOE는 내년 9월에는 10파운드짜리, 2020년에는 20파운드짜리 동일 재질의 지폐를 시장에 유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반대 여론이 커지면 이 같은 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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