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재계는 20일 검찰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미르재단ㆍ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이 그간에 제기된 대가성이나 특혜를 바라고 제공한 뇌물의혹에서 벗어났다는 점에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향후 검찰의 추가조사와 특검 수사 등의 일련의 수사의 향배를 예의주시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를 종합하면 53개 기업은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낸 774억원은 대가성이 있는 뇌물이 아니라 강압에 의한 출연금이었다. 새로 드러난 기업에 대한 외압을 보면 현대차그룹은 최순실씨 지인 기업에 대한 안종범 전 수석의 납품 검토 요청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것으로 알려지며 모종의 청탁이 오갔다는 이면거래 의혹을 받은 9개 대기업 총수와 대다수 기업은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
하지만 이날 검찰의 중간수사발표를 두고 박근혜 대통령측에 거세게 반박하고 야권에서 미흡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재계로서는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검찰이 삼성의 최씨 딸 정유라씨 승마 관련 지원 등 대다수 의혹을 계속 수사 중이고 향후 특검 수사에서 출연금의 대가성에 대한 조사가 다시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력과 차은택씨의 국정개입 의혹 등도 추가 조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사안이다.
재계에서는 다음 달 초순께 특검이 활동을 개시하기 전까지 검찰이 2~3주 정도 더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향후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국회에서 국정조사가 진행되면 이미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돌아온 기업인들이 국조특위에 또 다시 증인으로 줄줄이 불려 나가야 할 사태가 초래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 검찰, 특검, 국정조사 등으로 계속 조사가 진행될 것이며 검찰 수사보다 특검 수사는 훨씬 더 강도 높게 진행될 것"이라면서 "검찰과 특검수사와 함께 정국이 최순실게이트에 당분간 매몰되면서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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