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콜리프 버지니아주 주지사 방한
-"한미 FTA, 양국 호혜적 협상"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지난 9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차기 대통령 당선으로 한미 관계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테리 매콜리프(Terry McAuliffe) 버지니아주 주지사가 방한했다.
2004년 이후 두 번째 한국을 방문한 매콜리프 주지사는 16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당선에 대한 한국 내 여론을 의식한 듯 거듭 '한미 관계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데 중점을 뒀다. 내년 2월쯤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우방국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매콜리프 주지사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최측근으로 만약 당선됐을 경우 차기 미 행정부의 경제장관으로 사실상 내정됐던 인물이지만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우려'보다 '기대감'를 드러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더 잘 해 줬으면 한다"며 "개인적으로 20여년 알고 지낸 경험에 비춰볼 때 한국 등 우방국들이 우려하는 트럼프의 공약들이 실제로 실현되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국의 경우 당장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이 경제 및 산업계에 미칠 악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매콜리프 주지사는 이와 관련해 "한미 FTA는 양국이 호혜적인 협상"이었다며 "미국을 장벽으로 둘러싸는 것은 절대 옳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트럼프 당선인 공약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이기 때문에 동맹국과의 무역관계를 일방적으로 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의 주요 아시아 동맹국이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폐기는 트럼프 공약대로 이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TPP 폐기는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을 가져오기 때문에 매우 우려스럽다"며 "버지나아주의 경우 수출의 60% 이상이 TPP 국가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매콜리프 주지사는 한국의 역동적인 소프트웨어 및 IT(정보ㆍ통신)산업에 주목했다. 무엇보다 관련 스타트업을 원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기업친화적인 버지니아주 정책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우리 주는 미국에서 가장 낮은 세율과 기업 친화적인 규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북부 버지나아에는 450여개의 IT기업과 미국에서 가장 많은 빅데이터 센터가 위치하는 등 한국 기업에 대해서도 항상 문이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은 버지니아주의 11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다. 2014년 대비 2015년에 한국에 대한 수출은 13% 증가했다. 규모는 4억8500만달러(약 5700억원)에 달했다. 2015년 버지니아주의 핵심 한국 수출 분야는 전기 기계, 육류, 유기 화학 물질 및 정유 등이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기업은 버지니아주에 9000만달러(약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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