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의미있는 피날레였습니다.
지난주 경기도 이천 사우스스프링스골프장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ADT캡스챔피언십을 끝으로 2016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마지막 대회에서는 캐디를 과감하게 교체(?)했습니다. 1년 동안 백을 멨던 캐디 오빠가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시드전 준비 때문에 훈련 시간이 필요하다고 먼저 양해를 구했고요. 대신 아마추어 골프선수인 남동생 (윤)정원이를 대타로 투입시켰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인 남동생은 2년 전 이벤트 대회 'LF포인트 왕중왕전'에서 제 가방을 든 적이 있는데요. 공식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동생과의 호흡은 대만족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캐디 역할을 잘 해줬는데요. 선수 출신답게 퍼팅라인을 잘 읽었고요. 제가 실수할 때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꺼내 긴장을 풀어주기도 했습니다. 너무 어른스러운 모습에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동생이 지원사격을 해준 대회에서 꼭 우승을 하고 싶었습니다. 아마도 동생 앞에서 자랑스러운 누나가 되고 싶었나 봅니다. 최근 샷과 퍼팅감까지 좋아 2년 전 제주삼다수마스터스 이후 다시 한 번 정상에 서자고 굳게 마음먹었습니다. 첫날 버디만 6개를 낚아 2타 차 선두에 나섰는데요. 안타깝게도 2, 3라운드에서 부진하면서 공동 17위(4언더파 212타)에서 대회를 마쳤습니다.
올 시즌을 되돌아보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28개 대회에서 '톱 10'에 2회 오르면서 상금랭킹 52위(1억2967만원)를 기록했습니다. 시드를 지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우승컵을 추가하지는 못했습니다. 시즌 초반 감이 굉장히 좋았는데요. 중반부터 꼬이기 시작하면서 어려운 해를 보냈습니다. 막판 5개 대회에서 선전해 자신감을 회복한 게 다행입니다. 내년에는 후회 없는 한 해를 만들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KLPGA투어 프로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