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 수'.
지난주 경기도 여주 솔모로골프장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OK저축은행 박세리인비테이셔널 이야기입니다. 최종일은 TV중계를 감안해 첫 조가 보통 오전 9시30분 정도에 출발합니다. 이번에는 그러나 폭우 예보로 2시간20분 앞당긴 오전 7시10분에 시작했고요, 챔피언조는 8시40분에 티 샷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비가 쏟아지기 전에 절묘하게 대회가 마무리됐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아주 현명한 결정이었습니다.
2006년 정규투어에 데뷔해 10년 이상 활동했지만 최종라운드를 이렇게 일찍 출발한 건 처음입니다. 2라운드를 마친 뒤 KLPGA와 후원사, 방송사, 선수분과위원회가 지혜를 모았습니다. 마지막날 오후 태풍의 영향으로 200mm 이상의 폭우가 온다는 일기예보 때문입니다. "대회를 무사히 마치는 게 후원사에 대한 보답"이라는 의견이 모아졌고, 선수분과위원장을 맡은 (홍)진주 언니가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저는 둘째날 6언더파의 데일리베스트를 작성했습니다. 공동선두 (장)수연이, (김)민선이와는 1타 차에 불과해 모처럼 우승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위치였습니다. 폭우만 아니었다면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챔피언조 바로 앞에서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1타를 줄이는데 그쳐 공동 11위로 끝났지만 "대회가 성공적으로 잘 끝났다"는 뿌듯한 마음으로 위로를 삼았습니다.
18번홀(파4) 그린에서 퍼팅하고 있을 때 비가 쏟아졌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비를 맞지 않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대회를 종료했습니다. 이 대회는 더욱이 '우리들의 영웅' (박)세리 언니가 호스트로 나선 아주 특별한 무대입니다.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프로암부터 마지막까지 발품을 팔던 세리 언니의 모습이 생생합니다. 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나서 행복했습니다.
KLPGA투어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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