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한국이 0-1로 뒤진 후반 6분. 급했다. 박주호(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공을 놓고 재빨리 양손 장갑을 벗어던졌다.
그 장면 하나가 모든 것을 의미했다. 경기는 장갑을 낀 손처럼 답답했지만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을 이기고 싶었다. 그 의지로 결국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축구대표팀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다섯 번째 경기에서 우즈베키스탄을 2-1 역전승으로 이겼다.
어려웠다. 한국은 전반전 내내 답답한 공격만 보여줬다. 전반 25분 상대 공격수 마라트 비크마에프에게 선제골을 내주면서 마음만 더 급해졌다.
후반 6분 박주호는 마음도 급하고 정확하게 스로우인을 해야 했던 상황에서 장갑을 벗어던졌다. 공을 연결한 뒤 그대로 그라운드로 들어가서 뛰었다.
박주호는 전반전동안 수비에만 집중했다. 후반전부터 공격에 가담하기 시작했다. 한 골을 뒤진 상황에서 뒤로 물러설 수 없었다. 결국 후반 21분 기다리던 동점골이 박주호의 발 끝에서 시작됐다. 박주호가 왼발로 어렵사리 올린 크로스를 남태희가 헤딩골로 마무리했다.
박주호는 후반 29분 위험한 수비 플레이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이후 선수들의 라인을 조정해주면서 더 이상 실점이 없도록 했다. 그리고는 홍철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다. 박주호의 플레이, 동작 하나가 이날 경기 분위기와 선수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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