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기대감에 채권금리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동반상승하자 미국 부동산 업계가 울상이다.
CNBC방송은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평균 4%를 넘어서면서 부동산 시장에 패닉이 확산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 이전과 비교하면 평균 0.5%포인트 이상 급등한 것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내년 중순쯤에야 모기지 금리가 4%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상승세가 가파르다. 이는 모기지 금리가 미국 국채 수익률에 연동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에서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국채 수익률은 지난 13일(현지시간) 1년만의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트럼프발(發) 자금이동은 모기지 시장에는 독이 될 수 있다. 그동안 낮은 금리의 모기지 덕에 상승했던 부동산 시장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CNBC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의 모기지 대출 금리로 인한 집값 상승 속도가 임금ㆍ취업률 상승 속도보다 훨씬 빨랐다고 지적했다.
물론 모기지 금리는 여전히 역사적 평균 수준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 45년간 평균 모기지 금리는 8.26%에 달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권에 발맞춰 채권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것이 문제다.
모기지 전문매체인 모기지뉴스데일리의 매슈 그레이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현재 패닉 상황을 수습할 대책이 필요하다"며 "많은 이들이 지난주에 빠르게 대출을 걸어 잠갔다"고 말했다. 미국 모기지은행연합회(MBA)의 이코노미스트들도 "모기지 금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상승할 것이며, 자금 재조달(리파이낸싱)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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