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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일주일 맞은 ‘잠재적 피의자’ 朴···탄핵·하야정국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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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 국면을 맞아 대한민국이 향후 일주일 전대미문의 길을 걷는다. 지난 주말 분출된 100만 시민의 평화적 집회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가 내놓을 답과 검찰 수사의 진도·방향이 향후 정국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14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박 대통령을 조사할 질의서 초안을 가다듬고 있다. 검찰은 15일, 늦어도 16일까지는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청와대에 전달했고, 청와대는 변호인 선임 등을 이유로 15일까지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조사일정, 경호상 안전 등을 감안할 때 16일 청와대 내지 제3의장소 방문조사가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검찰청사로 직접 부르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 대면조사는 헌정 사상 처음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 범위는 우선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강제 및 국정기밀 누설·유출 의혹 부분이다. 조사 장소에 따라 검사장급 특수본 고위 관계자가 면담 형식으로 조사방식을 설명하고 원활한 조사 협력을 당부한 뒤, 사건별로 주임검사를 맡고 있는 부장검사가 돌아가며 박 대통령을 신문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재단 의혹은 한웅재 형사8부장검사, 문건 의혹은 이원석 특수1부장검사가 맡고 있다.

검찰은 현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구속)씨나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구속)씨가 관·재계 인사 및 이권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참모진 등 공무원들이 관여한 것이 박 대통령의 지시 내지 묵인·방조없이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이 미르재단 설립을 석 달 앞둔 작년 7월 대기업 총수들과 오찬을 가지며 재단 설립·지원을 주문하고, 이후 주무관청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이례적으로 신속한 행정절차를 거쳐 국내 53개 기업의 774억원 전격 출연이 이뤄졌다.


재단 설립·운영은 법률상 지위 없는 최씨가 주도하고, 실무추진 과정에서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구속) 등 공무원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 전 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박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오는 20일로 다가온 최씨 구속만기일에 맞춰 서둘러 박 대통령 조사일정을 잡은 것 역시 최씨, 안 전 수석 등과 공모해 출연의무를 강요한 혐의(직권남용)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검찰은 박 대통령이 일단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된다면서도 조사 도중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법조계는 박 대통령과 재계의 ‘뒷거래’가 입증되면 뇌물죄 적용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총수 사면 문제가 걸려있던 SK, CJ, 한화나 검찰 수사를 앞둔 롯데, 승계구도 재편 과정에서 정책적 지원이 긴요했던 삼성 등이 경제정책이나 사정(司正)권 발동 등 각종 수혜와 법인 자금을 맞바꾼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검찰은 12·13일 양일간 작년 7월 박 대통령과 독대한 재계 총수들을 줄소환했다.


다만 박 대통령이 그간 “선의의 도움을 주셨던 기업인 여러분”이라며 거래관계를 부정해 온 데다, 재계 역시 뇌물공여·배임 책임 등에서 자유롭지 않아 이 부분 입증은 곤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확보한 진술·물증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지만, 최순실씨 기소 후 충분한 추가수사를 거쳐 대통령을 조사할 수 있음에도 다급하게 조사일정을 잡은 데서 제한적인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관·재계 인사에 입김을 불어넣은 대목 역시 직권남용·강요 등이 문제될 수 있는 사안이다. 차씨가 KT에 지인을 임원으로 앉히거나, 정유라씨의 승마대회 성적 관련 감사를 담당했던 문체부 국·과장이 좌천·사직하고, CJ에 경영진 퇴진 압력을 행사하는 데 청와대 참모진이나 정부 부처 장·차관이 개입한 정황이 불거졌다.


검찰은 최순실씨가 외교·안보·경제 등 각종 국가기밀을 받아보거나 수시로 청와대를 드나든 의혹 역시 박 대통령의 지시 없이는 어렵다고 보고 공무·외교상 비밀누설, 군사기밀누설,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 혐의를 저울질하고 있다.


검찰은 14일 현 정부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청와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을 불러 조사했다. 앞서 최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건넨 혐의로 6일 구속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박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지난 주말 100만 촛불 민심을 확인한 청와대·정치권이 전향적 태도를 취할 경우, 검찰 조사를 넘어 형사소추 가능하도록 신분상의 변화가 따를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의 직무집행상 헌법·법률 위배가 드러나면 헌법상 탄핵사유에 해당한다. 내란·외환죄가 아닌 이상 재임 중 형사소추를 면하는 신분이지만 박 대통령 조사 이후 탄핵·하야 정국이 본격화되면 오는 19일 촛불집회는 개국 이래 최대 규모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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