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슈추적]'최순실 그림자' 스며든 국정 역사교과서 논란

시계아이콘02분 3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집필진·편찬기준 미공개 '깜깜이'
교육정책 핵심 김상률 전 교문수석
최순실 측근 차은택 외삼촌으로 밝혀져
崔, 국정교과서에까지 입김 의혹 확산
김병준 총리내정자도 국정화 반대
교육부, 이달 28일 공개 강행 방침


[이슈추적]'최순실 그림자' 스며든 국정 역사교과서 논란
AD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박근혜 정부의 최대 역점 과제로 추진돼 왔던 국정 역사교과서의 운명이 점점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교육부가 집필진도, 편찬기준도 발표하지 않은 채 신속히 집필 작업을 진행해 마무리 단계까지 왔지만 공개 한달여를 앞두고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되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의도와 본질이 의심받고 있다.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마저 국정교과서 추진에 반대해 온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하며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밝혀 국정교과서는 정부의 실행 의지도, 추진동력도 모두 상실한 상태다. 과연 국정 역사교과서는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까?


◆검ㆍ인정에서 국정화로 회귀…역사교과서를 둘러싼 논쟁= 국정교과서는 국가가 직접적으로 교과서 제작에 관여해 그 내용 등을 결정한다. 검정교과서의 경우 국가가 정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민간 출판사가 교과서를 개발해 국가기관의 검정 심사를 통과하면 되고, 인정교과서는 민간에서 개발한 도서를 교육부장관과 각 시ㆍ도교육감의 승인을 받아 사용하는 것이다. 현재 초등학교에서 사용하는 국어, 수학, 도덕, 사회, 과학 등 통합 교과목의 교과서는 국정교과서이다. 중ㆍ고교에서는 국어, 사회, 역사, 도덕 과목이 검정교과서를, 나머지 과목은 인정교과서를 사용하고 있다.

한국사 교과서는 광복 이후 검ㆍ인정 제도를 지속해오다 박정희정부 시절인 1974년 국정제를 도입, 1종의 국정교과서로 통일됐다. 그러나 학계와 교육계, 법조계, 시민단체가 획일적이고 편향된 역사 인식에 반대하며 민간 자율로 출판할 것을 계속 요구해 왔고, 이에 따라 2003년 한국근현대사, 2010년 중학교 역사, 2011년 국사와 한국근현대사를 통합한 고교한국사 교과서가 차례로 검ㆍ인정 체제로 전환됐다. 현재 중학교에서는 10종, 고등학교는 8종의 검정 역사교과서가 사용되고 있다.


최근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은 2013년부터 불거졌다. 교학사에서 발행한 국사 교과서에 포함된 일제 식민통치와 친일 행각, 이승만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부분 등을 놓고 '우편향' 논란이 일었고, 오류가 많아 교과서로 부적합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2014년 1월 당시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다양한 시각을 가진 교과서의 존재를 인정하기 위한 교과서 검정제도가 오히려 국민적 갈등과 분열의 원인이 되고 불필요한 논란을 확대 생산한다면 국정교과서로 다시 돌아가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하며 국정화 찬성 입장을 내비쳤다. 교육부 또한 새누리당과의 당정협의회에서 그해 6월 말까지 한국사 교과서 발행 체제에 대한 개편안을 내놓기로 협의했으나 여론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이후 다시 발표하기로 한 10월까지도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무산됐다.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던 국정교과서 문제는 지난해 재점화됐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7월 미국 방문 중 교민과 대화에서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운을 띄웠고,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8월 "교실에서부터 역사에 의해 국민이 분열되지 않도록 (역사를) 하나로 가르쳐야 한다. 필요하면 (교과서) 국정화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국정교과서 추진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이에 전국 1669개 중ㆍ고교의 역사 교사와 초등학교 교사 등 2255명이 선언문을 내고 "정부가 공인한 하나의 역사 해석을 학생들에게 주입하는 결과를 가져올 국정교과서는 역사 교육의 본질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대학에서 국사와 동양사, 서양사, 역사교육, 고고미술사 등을 가르치는 교수들의 반대도 이어졌다.


[이슈추적]'최순실 그림자' 스며든 국정 역사교과서 논란


◆'깜깜이 집필' 비난에도 강행한 정부, 잇따른 복병에 '무산' 위기= 각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3일 교육부는 끝내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는 내용의 '중ㆍ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ㆍ검ㆍ인정 구분안'을 확정 고시했다. 당장 2017년부터 중ㆍ고교 역사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자기 나라 역사를 모르면 혼이 없는 인간이 되고,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며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교육부는 올해 1월 이미 교과서 집필이 시작됐다고 밝혔지만 집필진 46명의 명단도, 편찬기준도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교과서 국정화 홍보와 교과서 개발 등에 사용한 예산이 지난해에만 44억원에 달하지만 이 역시 비공개로 진행중이다.


그러다 최근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현 정권의 주요 정책결정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줄줄이 터져나왔고, 국정교과서 추진에도 그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국정교과서를 추진했던 청와대 핵심 참모인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이 최씨의 최측근 차은택씨의 외삼촌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 대통령이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국무총리로 내정하면서 상황은 더욱 긴박하게 돌아가게 됐다. 김 내정자가 줄곧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 목소리를 높여온 인사이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여전히 당초 계획대로 이달 28일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검토본을 웹사이트에 게재하고 교과서 집필진도 이 때 함께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이 시점부터 정부와 학계,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역사 왜곡ㆍ축소와 관련된 논쟁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공개된 교과서는 4주간의 의견수렴을 거친 뒤 내년 2월 인쇄를 시작해 3월 신학기부터 전국 학교에서 사용할 예정이지만, 교과서 공개에서부터 발행까지 시간이 촉박해 의견수렴 과정은 요식행위일 뿐 현실적으로 큰 부분에서 수정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만일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이 철회될 경우 학생들은 당분간 지금처럼 기존 검정교과서 중 하나를 선택해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국정교과서를 전면 백지화하고 다시 검정체제로 돌아가 새로운 교과서를 발간하기까지는 또다시 여러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고, 실패한 정책에 대해 누가, 어떤 식으로 책임질 것인지도 논란으로 남게 된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2.2508:00
    음악 넘어 문학·음식으로 영토 넓혔다…150만 빅데이터가 증명한 한류의 진화
    음악 넘어 문학·음식으로 영토 넓혔다…150만 빅데이터가 증명한 한류의 진화

    K팝에 의존했던 한류 소비 지형이 문학과 영화, 음식으로 다변화했다. 지식재산권(IP)이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실질적인 관광 수요와 수출 수익까지 견인하는 핵심 산업 동력으로 진화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정보원은 25일 이 같은 현상을 입증하는 '2025 외신·소셜데이터로 보는 글로벌 한류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서른 나라 매체와 누리소통망(SNS) 자료 150만 건을 샅샅이 분석해 한류의 확산 구조

  • 26.02.2508:00
    화면 뚫고 나온 IP…넷플릭스 1위 애니가 실물 경제를 집어삼켰다
    화면 뚫고 나온 IP…넷플릭스 1위 애니가 실물 경제를 집어삼켰다

    영상 콘텐츠의 흥행이 온라인 화면을 뚫고 나와 실물 경제를 견인한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입증한 지식재산권(IP)의 힘이다. 단순한 영상 소비를 넘어 관광, 식음료, 정보통신기술(IT) 등 산업 전반을 집어삼키며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판도를 바꾼다. 이 작품은 시청 수 3억2510만 회를 기록하며 역대 넷플릭스 영화 시청 1위라는 대기록을 썼다. 15주 연속 시청 순위 10위권에 진입하며 영

  • 26.02.2508:00
    '레몬' 대신 '감귤'…치밀한 현지화가 K드라마 장르 한계 깼다
    '레몬' 대신 '감귤'…치밀한 현지화가 K드라마 장르 한계 깼다

    피 튀기는 장르물에 집중했던 한국 드라마의 성공 공식이 진화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다각적 현지화 전략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이 로맨스물은 자극적인 소재 없이 세계적인 흥행을 달성했다. 비한류권인 멕시코에서조차 9주 연속 넷플릭스 시청 수 10위권에 진입하며 지식재산권(IP)의 장르적 스펙트럼과 소비 영토를 동시에 넓혔다. 압도적 성과의 이면에는 각국의 문화적 맥락을 파고든

  • 26.02.2508:00
    장벽 깬 거대 IP의 명암…'오징어 게임' 평점 6.7점 추락이 남긴 경고
    장벽 깬 거대 IP의 명암…'오징어 게임' 평점 6.7점 추락이 남긴 경고

    한국 영상 콘텐츠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류로 안착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리즈가 지식재산권(IP)의 폭발력을 명확히 증명했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 역대 비영어권 TV 부문에서 시즌 1, 2, 3이 나란히 시청 수 1, 2, 3위를 싹쓸이하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썼다. 흥행은 화면을 넘어 실물 경제와 문화 산업 전반으로 파급력을 넓혔다. 글로벌 식음료 및 패션 브랜드와의 연이은 협업이 이를 증명한다. KF

  • 26.02.2508:00
    5·18 비극이 홀로코스트 위로했다…세계 상처 어루만진 K문학
    5·18 비극이 홀로코스트 위로했다…세계 상처 어루만진 K문학

    한국 문학이 변방의 언어라는 태생적 굴레를 벗고 세계 문학의 중심부로 진입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결정적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일회성 호기심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의 지적 독서로 번졌다. 한국문화정보원의 빅데이터 분석은 이를 객관적 수치로 입증한다. 노벨문학상 수상 직후 한국 문학 관련 외신 보도 비중은 전 분기 1.2%에서 32.4%로 30%포인트 이상 뛰었다. 유력 매체들은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 26.02.2715:30
    '이재명 신세력' '뉴이재명'은 누구인가
    '이재명 신세력' '뉴이재명'은 누구인가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적인 팬클럽이라고 할 수 있는 '재명이네 마을'이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이성윤 최고위원, 두 사람을 강제로 퇴출했다. 현재의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사건의 기폭제가 된

  • 26.02.2615:31
    성치훈 "송영길, 계양을 김남준에 양보해야"
    성치훈 "송영길, 계양을 김남준에 양보해야"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성치훈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2월 2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성치훈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과 함께 오늘 생생토

  • 26.02.2514:37
    박원석 "김어준 선 넘어, 이언주 자중해야",이태규 "공취모, 비민주·반민주적"
    박원석 "김어준 선 넘어, 이언주 자중해야",이태규 "공취모, 비민주·반민주적"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박원석 전 의원, 이태규 전 의원(2월 23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이태규 전 국민의힘 의원 그리고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두 분 모시고 핫이슈 생생토크 하겠습니

  • 26.02.2310:59
    정성장 "김여정 VS 김주애 권력투쟁 가능성 희박"
    정성장 "김여정 VS 김주애 권력투쟁 가능성 희박"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 출연 :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2월 20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북한의 9차 당대회가 19일 개막했습니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의 세습과 관련해서 9차 당대회에서

  • 26.02.2015:42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하헌기 더불어민주당 전 부대변인과 김윤형 전 국민의힘 부대변인 모시고 핫이슈 관련해서 얘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소종섭 :민주당 얘기 좀 해볼까요? 송영길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