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사이언스포럼]4차 산업혁명의 덫

시계아이콘01분 36초 소요

 

[사이언스포럼]4차 산업혁명의 덫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AD

올해 초 발표한 세계경제포럼의 '4차 산업혁명' 개념은 처음이 아니다. 앨빈 토플러는 1980년 발간한 '제3의 물결'에서 농업, 산업혁명을 잇는 제3의 물결은 정보혁명이며 1950년대 선진국을 중심으로 정보화 사회가 출현했다고 기술했다. 2006년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에는 제4의 물결을 속도와 공간의 혁명으로 정의하고 생물학과 우주산업을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 동인으로 설명
했다.
 사물인터넷과 공유경제가 한계비용 제로 사회를 만든다고 주장한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도 2011년 발간한 '제3차 산업 혁명'에서 에너지원을 산업혁명의 동인으로 제시하고, 제1차는 증기기관, 제2차는 전기, 제3차는 재생 에너지와 인터넷의 결합이라고 주장했다.


 세계경제포럼과 이들의 주장과의 차이는 컴퓨팅 파워와 데이터 처리 능력 등의 기술적 제약을 극복하고 이제 막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한 로봇과 인공지능 등을 4차 산업혁명의 동인으로 포함시켜 보다 현실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 5년간 기술발전에 따른 일자리 감소 숫자를 510만명으로 발표해 일반인들에게도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사이언스포럼]4차 산업혁명의 덫

 기술 발전 속도뿐만 아니라 시장진입 속도도 무서울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산업혁명의 단초가 된 기술 출현 시기를 보면, 1차의 동인이었던 증기기관에서 2차 전기기관의 등장에는 86년, 2차에서 3차 정보통신으로 넘어가는 데는 99년이 걸렸지만, 3차에서 4차로 넘어가는 데는 47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미 미국 하이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공유경제, 로봇과 인공지능, 독일이 주도하는 스마트 팩토리, 완성차 업체들뿐만 아니라 스타트업들까지 뛰어든 자율주행차 등 이미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들은 실험실을 뛰쳐나와 글로벌 시장 선점 경쟁에 진입했다.


 문제는 우리나라다. 위의 기술 가운데 우리가 보유한 세계 수준의 기술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2000년대 들어 우리의 경제를 주도할 새로운 먹거리 기술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주요 상위 수출상품들 가운데 최근 경제기여도가 높았던 스마트폰은 삼성 갤럭시 노트7 단종사태가 벌어지면서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거시경제에도 커다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까지 세계 1위를 달리던 조선업도 중국업체들의 추격과 무리한 해양플랜트 수주 등으로 결국 구조조정이 시작되었다. 이미 2015년 4분기 이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분기별로 0%대에 머물고 있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디지털 기술 중심의 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형태로 해외 선진국에 열심히 따라붙었다. 그러다 보니 정부와 기업은 기초연구보다 응용연구 중심의 전략을 추진해 기술 종속이 심하고 외부 충격에 약할 수밖에 없는 산업구조가 되었다. 이미 선진국들과 글로벌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들에 막대한 자본과 우수한 인력을 기반으로 오랜 기간 기초기술과 상용화 연구를 거쳐 글로벌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관련 기술개발을 이제 막 시작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다. 과연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을 또 다시 패스트 팔로워 형태로 뒤쫓아 가는 것이 타당할까?


 물론 우리가 경쟁력 있는 관련 기술과 서비스 분야 등에서는 분명히 좇아갈 필요는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선 세계경제포럼이 제시한 4차 산업혁명 프레임에 갇혀서는 안 된다. 4차 산업혁명 카테고리에 포함된 기술개발로만 무작정 쫓아간다면, 결국 우리가 오랜 시간 충분히 경험한 패스트 팔로워의 비극이 반복되는 4차 산업혁명의 덫에 걸릴 수 있다. 오히려 올해 세계경제포럼을 4차 산업혁명을 넘어서기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