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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시계 뒤로간다]기승전, 최순실…꿋꿋해야할 경제 너마저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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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시계 뒤로간다]기승전, 최순실…꿋꿋해야할 경제 너마저도(종합) 최순실 /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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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최순실 때문에…." "최순실 좀 지나고 봅시다."


경제 단체와 기업 대관 담당자들이 국회 의원실과 정부부처 공무원들을 만날 때면 대화는 결국 '기승전최(순실)'로 귀결된다. 최순실 사태가 모든 현안을 빨아들이면서 급기야 대한민국 경제까지 멈춰 세운 것이다.

경제와 민생에 직결된 법안과 정책이 시행되려면 국회가 법안 심사를 서둘러야 하고 정부 정책과 대책은 골든타임에 맞춰 마련돼야 하지만 입법부와 행정부는 사실상 식물상태가 됐다. '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예산과 세제, 주요법안 심사는 뒷전으로 밀렸고 공무원들은 복지부동을 넘어 낙지부동(낙지처럼 땅에 찰싹 붙어 움직이지 않음) 상태가 됐다. 촌각을 다투는 생존게임을 벌여야 하는 기업들은 허탈함을 넘어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모두가 최순실 최순실…꿋꿋할 경제도 최순실 후폭풍

각종 지표는 여전히 빨간불이 켜 있고 성장의 주축이던 수출과 제조업이 총제적 난국에 빠진 상황에서 대중소기업, 소상공들이 모두 비상경영에 나서고 있지만 입법ㆍ사법ㆍ행정부가 최순실 게이트에 매몰되면서 이럴 때일수록 제 갈 길을 가야 하는 경제의 시계도 뒤로 가고 있다. 내수와 수출의 바로미터인 자동차 업계는 입법 공백을 실감하고 있다.

지난 6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이후 소비절벽이 이어지고 현대기아차의 파업과 아우디폭스바겐 판매 정지의 영향으로 지난 9월 내수판매는 13.2%나 급감했다. 정부가 지난 7월 신차 구매 시 최대 143만원의 세금을 깎아주는 노후경유차 세제 지원 대책을 내놨지만 관련 법 개정안이 넉 달째 국회서 잠자고 있다.


완성차 업계의 신차 출시와 테슬라의 상륙으로 대중화 시대를 연 전기차도 표류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 1만6000대, 내년 4만6000대(누적판매기준) 보급계획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상용화와 대중화에 필요한 전기차 보조금과 요금체계, 충전소 구축 등 인프라는 더딘 행보다. 테슬라와 한국GM 등은 자구책으로 자체 충전 인프라 구축에 나서기로 해 정부와 협업하고 있는 완성차 업계가 오히려 역차별을 받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엔진 자동차, 노후차 잠잠 전기차 슬슬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이 주도하는 보호무역주의에 맞서려면 민관의 공동 대응이 절실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취약하다. 지난 9월 말 기준 우리나라는 전 세계 31개국에서 182건의 수입규제 조치를 받고 있으며 철강ㆍ금속ㆍ화학이 전체의 74%를 차지하고 있다. 9월 한 달 사이에만 미국이 열연강판과 냉간압연강판에 반덤핑 관세를 최종 판정했고 철강후판은 예비판정을 받았다.10월에도 미국 정부는 합금인 페로바나듐에 최고 55%의 반덤핑 관세 예비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정부의 관심이 낮아지면서 기업들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나 세계무역기구 등에 직접 제소하는 등 나홀로 맞서고 있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자체적인 통상 대응으로는 보호무역주의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철강 업계의 위기를 인지하고 실질적인 정책을 지원해줘야 하지만 그런 기미기 보이지 않아 철강 업체들 스스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미국 무역장벽 쌓는데…韓, 민관 대응 대신 民 혼자 싸워

중국의 무역장벽도 민관의 공조체제가 흔들리는 분야다. 세계 양대 배터리 업체인 LG화학과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 관련 중국 당국의 배터리 모범인증 심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4차에 걸친 인증 심사에서 탈락했으며 이달 중 예정된 5차 심사에서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인증을 받지 못하거나 지연되면 세계 최대의 전기차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사업 기회를 잃을 수 있다.


정부가 지난달 31일 내놓은 조선해운 산업육성방안은 해당 업계에서 외면받고 있다. 구조조정 골든타임을 외치면서 10억원을 들인 조선산업 육성방안은 구조조정의 진원지가 된 대우조선해양을 살리는 대신 나머지 2개 업체의 감산과 감원, 사업 전환을 담고 있어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진해운이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나온 6조5000억원 규모의 해운금융지원방안 역시 대책의 선후(先後)가 뒤바뀐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구나 한진해운은 미하역 화물 처리와 이로 인해 피해를 본 선주ㆍ화주들로부터 총 4조원대가 넘는 소송전이 예고된 상태다.


-경제 활성화 규제개혁 모두 최순실 트라우마…불안이 경제 잠식

이와 함께 경제계가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요구해 온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 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5법,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도한 바이오, 의료, 해양레저, 산악비즈니스 등 신산업 육성방안 등도 모두 장기간 표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창조경제와 문화융성과 관련된 정책과 기업의 자발적인 사업 모두 최순실 게이트로 낙인 찍힌 상황에서 해당 분야에 대한 기업의 관심과 지원이 사실상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은 "지금 여러 가지 사건들로 인해 나라가 매우 혼란스럽다"면서 "정치ㆍ사회 불안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영향을 줄 경우 고용과 국민생활에 걷잡을 수 없는 부정적 결과가 올 수 있는 만큼 이럴 때일수록 경제만큼은 꿋꿋하게 제 갈 길을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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