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 1일 명동 국내 최대규모 플래그십스토어 개장
몸집 키우는 이니스프리, 올해 1조 매출 달성할까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이제는 이니스프리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화장품 브랜드숍 이니스프리에 승부수를 던졌다. 아모레퍼시픽그룹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데다가 한방화장품 브랜드 설화수에 이어 2번째로 매출 1조 달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1일 명동에 이니스프리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했다. 이니스프리 매장 중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다.
매달 내는 월세가 13년째 전국 최고 땅값에 위치한 화장품브랜드 네이처리퍼블릭을 넘어선다는 얘기도 나올 정도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서울 중구 명동8길에 위치한 플래그십스토어를 보증금 50억원ㆍ월세 2억6250만원(부가세 별도)을 내고 임대했다.
이니스프리 플래그십 스토어가 위치한 건물은 최근까지 KE하나은행 플래그십스토어가 운영돼 오다 올해 초 문을 닫았다. 등기부등본상을 보면 이니스프리는 이 건물을 지난 7월25일 계약했다. 보증금과 월세는 각각 50억원, 2억5000만~3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플래그십스토어가 위치한 유네스코길의 화장품 매장 월세가 최대 1억~1억5000만원선이다.
이니스프리는 1~3층을 임대해 제주 헤리티지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복합형 매장을 열였다. 이 플래그십스토어는 1층 판매 매장, 2~3층 체험형 공간으로 구성됐다. 체험형 공간에는 그린 카페ㆍDIY 존ㆍ가상현실(VR) 존 등으로 이뤄졌다. 매장 정면에 디지털 파사드 설치되고, 외국 관광객들을 위해 캐리어 보관소도 운영된다. 플래그십스토어 맞은편 유네스코회관 1층에도 매장을 열었다. 현재 국내와 해외 매장수는 각각 1100여개, 346개다.
서 회장이 이니스프리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화장품브랜드 가운데 가장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이날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이니스프리는 전년동기 대비 29% 증가한 176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6% 증가한 37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4002억원. 중국 현지매출까지 합하면 3분기까지 매출액이 8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에 이어 LG생활건강 궁중화장품브랜드 후와 함께 올해 매출 1조클럽 브랜드에 등극하게 된다.
2000년 론칭한 이니스프리는 마트전용 화장품으로 출발, 2005년 12월 명동 1호점을 열고 본격적으로 로드숍 브랜드로 출범했다. 2010년까지만 해도 미샤ㆍ더페이스샵ㆍ에뛰드ㆍ스킨푸드 등에 이어 6위에 그쳤던 이 브랜드는 5년 새 7배 넘게 급성장했다. 지난해는 더페이스샵을 제치고 화장품브랜드숍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니스프리의 인기는 제주산 원료를 사용한 자연주의 화장품이라는 콘셉트가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통한 덕분이다.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주요 제품인 그린티 씨드세럼ㆍ화산송이팩의 판매가 급증했다"면서 "해외 시장 내 브랜드력 강화로 인해 면세 및 수출 판매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브랜드 관계자는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이니스프리의 성장속도가 가장 빠르다"면서 "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 최근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 투자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그룹의 3분기 매출액은 1조 65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2.9% 증가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16.7% 증가한 2197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메디안 치약 환불 비용 반영으로 0.4% 감소한 1514억원을 기록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