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브랜드숍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이니스프리가 라이벌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을 따돌리며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외형에서는 더페이스샵이 우위에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이니스프리가 맏형자리를 지키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니스프리는 올 상반기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002억원, 1147억원을 기록했다. 더페이스샵의 매출액은 3308억원, 영업이익은 2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니스프리의 숨은 매출을 더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더 페이스샵 매출에는 보브, 후르츠&패션 등 자회사 매출이 연결돼 있는 있는 반면 이니스프리는 일부 중국사업매출이 반영되지 않았다. 이니스프리 실적에는 중국 법인이 판매한 현지 생산분 매출이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이를 포함한다면 전체 매출이 6000억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증권업계는 분석했다.
화장품브랜드숍 시장에서는 2000년대에는 에이블씨엔씨의 미샤가, 2010년 이후에는 더페이스샵이 부동의 1위를 지켜왔다. 이니스프리는 2010년만 해도 미샤, 더페이스샵, 에뛰드, 스킨푸드 등에 밀려 5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지지부진하던 이니스프리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준 건 '제주'였다. 이니스프리는 청정 제주를 활용해 브랜딩 작업을 펼쳤고, 녹차·감귤·유채꿀·화산송이·용암해수 등 제주산 원료로 화장품을 생산하며 소비자에게 꾸준하게 알렸다.
그 결과 이니스프리는 6년새 7배 넘게 급성장했고, 중국 시장에서도 매장을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도 설화수에 이은 차세대 '1조 클럽' 가입 브랜드로 이니스프리를 꼽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더페이스샵은 올해 초 대표를 교체하고 중화권,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그린티 씨드세럼, 화산송이팩, 쿠션 등 대표 상품과 신제품 마이쿠션, 스키니 마스카라, 용암해수라인 등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자연주의 브랜드로 브랜드력을 강화해 면세와 수출 판매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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