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文, 대통령 당선된 것처럼 착각…우려"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거국중립내각의 전제조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대통령에 당선된 것처럼 착각하며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YTN 신율의 새 아침'에 출연해 "문 전 대표가 이렇게 말한 것은 국민정서가 저희(정치권)에게도 많은 압박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그의 발언이 국민의 여론을 반영한다고만은 볼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거국중립내각'을 제안한 문 전 대표는 31일 "국회에 총리 추천을 요청한 후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이 실권을 놓지 않는 이상 거국중립내각은 실효성이 없다는 의미에서다. 이를 두고 여당은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문 전 대표가 이같은 발언을 한 데 대해 "국민정서가 저희들에게도 많은 압박을 한다"며 "시민단체, 학생, 국민은 탄핵과 하야를 요구하는데 정치권은 한가하게 거국내각을 얘기해 한 자리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국민의당은 현실을 직시하고 대통령이 탈당해 거국내각을 구성하라는 것이지, 우리 국민의당이 (내각에) 참여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처럼 눈 가리고 아웅하고 당적을 가진채 거국내각을 운운하고 야권 인사들을 거명하는 것은 결국 새누리당 내각을 구성하겠다는 것임과 동시에 야권의 분열·파괴를 조장하는 구태"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아울러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위한 대통령의 선(先)탈당과 영수회담 개최를 재차 요구했다. 그는 "거국내각은 역사적·실효적으로 볼 때 대통령의 당적 이탈로부터 시작된다"며 "(이후) 청와대에서 3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열어 누구를 국무총리로 할지 합의되면 그 분을 대통령이 (총리로) 임명하고, 그 총리가 조각(組閣)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집권여당 지도부의 총사퇴도 거론했다. 그는 "남의 당의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새누리당은) 남의 당이 아닌 집권여당"이라며 "이정현 대표는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사건 당시) 홍보-정무수석을 했는데,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선장처럼 마지막까지 남겠다고 하는 것은 온 국민을 흥분하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박 위원장은 또 "박 대통령도 최순실과 관계없다고 했다가 90초 사과를 하고 지금까지 오게 됐다"며 "(여당 지도부가) 저렇게 안이하게 대처하다가는 결국 쫒겨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