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에서 대포폰 업체 3분 만에 검색
유심만 사면 16만원, 폰까지는 30만원
구입 용도 은밀해 규모 등 알기 어려워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국정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가 사용했다고 알려진 대포폰(차명 휴대폰). 대포폰은 사용하는 명의자가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로 보이스피싱 등 범죄자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 목적은 은밀한 반면 개통은 생각보다 너무 쉬웠다.
31일 구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대포폰', '대포폰 카카오톡', '대포폰 트위터' 등을 검색하니 대포폰 업체가 수십개 등장했다. 그 중 한 곳에 카카오톡으로 '대포폰을 사고 싶다'고 대화를 걸었더니 곧바로 " 유심(USIM)은 16만원, 휴대폰은 14만원"이라는 답이 왔다. 대포폰을 찾기 시작한 지 3분도 안된 시점이었다.
유심만 구입하면 별도로 스마트폰을 준비해야 하고, 휴대폰까지 사면 곧바로 이용할 수 있다. 30만원에 남의 이름으로 개통된 스마트폰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지역과 구입하려는 물품을 알려주면 대포폰을 퀵서비스로 받을 수 있다. 구입 대금은 퀵서비스 배달원에게 주면 된다. 선불폰 방식으로 쓰려는 만큼 충전하면 된다. 충전은 대포폰 업체에게 직 접 신청하고 입금하는 방식이다.
대포폰 업체는 매주 고객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방식으로 고객관리(?)를 한다. 번호가 바뀌면 즉각 연락을 준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대포폰 업체는 사용 용도에 대해 지속적으로 물어봤다. 개인용으로 쓸 것을 당부했으며, 특히 보이스피싱으로는 절대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반복 요청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타인 사용의 제한)와 제97조(벌칙)에 따르면 대포폰을 개설·판매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 같은 법 제32조의4(이동통신단말 장치 부정이용 방지 등)와 제95조의2(벌칙)에서는 대포폰을 구입하거나 빌리거나 이용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집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해 6월까지 휴대전화 명의도용으로 확인된 사례는 1만8317건에 달했다. 하지만 실제 대포폰 업계의 규모는 알기조차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보통 출국한 외국인, 사망자, 노숙자 등 확인이 어려운 개인정보를 활용해 개통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래부는 휴대폰 개통시 본인 확인을 위해 운영 중인 부정가입방지시스템 및 타인 신분증을 도용하는 경우 알려주는 엠세이퍼 등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지만, 대포폰 업체들은 법망을 피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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