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노브랜드 시대 연 주역…성공 사례로 평가돼
하남 스타필드 인기매장 1순위는 '노브랜드 전용매장'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4만1140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주 노브랜드 전문점에서 생리대 중형(38개입), 순면 물티슈(15매ㆍ4입), 치실(90개입), 초코바 등 기본적인 생필품 11가지를 구매한 뒤 지불한 금액이다. 정 부회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이 구매내역을 게시했고,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노브랜드 매장이 지방에도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10년 전 물가 같다' 등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왕'으로 알려진 이마트 자체 라벨(PL) 노브랜드가 승승장구 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가는 것은 물론 단독 전문점, 해외 시장으로까지 진출했다. 노브랜드는 정 부회장이 제작부터 마케팅까지 직접 챙기고 있는 그룹 핵심 사업이기도 하다.
31일 이마트에 따르면 노브랜드 스낵의 경우 제조업체 브랜드(NB)보다 종류가 많지 않은데도 점유율이 늘고 있다. 일례로 기저귀 제품의 경우 점유율이 10%까지 올랐으며, 종류도 남ㆍ여아 등으로 다양해졌다. 점유율 10%는 유명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는 것을 나타내는 의미 있는 수치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가격만 싸다고 구매하지 않는다"며 "품질이 좋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낮에는 노브랜드를, 밤에는 하기스를 사용해 가계에 절약이 된다', '이정도 가격에 품질도 훌륭하다'는 평이 있다"며 소비자들의 반응을 전했다.
소비자들의 열렬한 지지에 힘입어 최근에는 판로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8월25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에 첫 로드숍 형태의 전문점(보라점)을 오픈한 데 이어 9월9일 스타필드 하남에 두 번째 전문점을 오픈했다. 특히 하남점의 경우 방문객들로 붐비는 인기 매장 1순위로 꼽혔다.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몽골과 베트남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세계 3위 유통그룹인 메트로 중국법인과 1만5000달러 상당의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국 메트로에는 지난달부터 버터쿠키, 김, 토마토주스, 감귤주스 총 4종의 제품이 매장에서 본격 판매되고 있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편의점 위드미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12개 품목에 대해 최대 40%까지 가격을 낮추는 이례적인 조치도 취했다. 편의점 가격에는 가맹점주의 마진이 포함된 탓에 일반적으로 대형마트 등 다른 업태보다 비싸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는 노브랜드의 의미를 실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올해 노브랜드 매출 목표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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