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법정관리 중인 한진해운이 매물로 내놓은 미주노선 영업권의 매각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30일 해운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매각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5곳의 인수후보자들은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한다.
이들 인수후보자들은 닷새간의 예비실사를 통해 한진해운 미주노선 인수가 경쟁력 강화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따져본 뒤 다음달 7일 본입찰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에는 현대상선과 선주협회 컨소시엄,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 대한해운을 자회사로 둔 SM그룹 등이 포함됐다.
현대상선은 인수의향서 제출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한진해운의 주요 자산을 매각하기로 한 법원의 결정에 대해 내부 검토를 진행한 결과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인수의향서를 접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문업체들의 컨설팅을 받고 있다"면서 "한진해운의 자산 인수와 인력 흡수를 포함한 다각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주협회는 예비실사 단계에서 회원사의 의견을 모아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이다. 해운업계에선 선주협회 컨소시엄에 고려해운, 흥아해운, 장금상선 등 국내 중견 선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SM그룹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세를 확장해 온 재계 50위권 안팎의 중견그룹으로 지난 2013년 11월 벌크선사인 대한해운을 인수해 해운업에 진출한 이후 최근 법정관리 중인 삼선로직스 지분 73.8%를 확보한 바 있다.
대한해운은 "이번 한진해운의 매각대상인 해외자회사, 물류 운영시스템, 컨테이너선 등을 인수할 경우 벌크선, LNG선 중심이던 사업구조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물론 외형 확대를 통한 글로벌 종합 해운선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는 벌크선사인 에이치라인해운을 보유하고 있다. 에이치라인해운은 현대상선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을 당시 벌크전용선 사업부를 매각한 곳이다.
매각 대상은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물류 시스템과 해외 자회사 7곳, 컨테이너선 5척, 관련 인력 등이다. 미주노선은 한진해운이 연간 3조∼4조원의 매출을 올리던 알짜 노선으로, 법정관리 직전까지 점유율은 7%(세계 6위)였다.
매각가는 1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지만 최근 법정관리 등으로 인수 후 자산가치와 영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각가격은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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