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 대책' 앞두고 이달들어 512건 손바뀜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분양권 거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시장이 과열됐다는 판단에 정부가 추가 부동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구두 개입한 이후 다음 달 3일로 대책 발표일을 못 박았지만 투자자들의 행렬에는 별 변화가 없어 보인다.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27일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분양권은 512건이다. 이는 456건이 거래된 지난달은 물론 지난해 10월(495건)을 웃도는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권 전매규제 강화 등 관련 부동산 대책이 곧 발표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전반적인 분양권시장은 위축되지 않은 셈"이라며 "주요 타깃으로 꼽히는 강남은 위축된 반면 이 외의 지역은 분양권 거래가 늘었다"고 귀띔했다. 오히려 전매 기간이 연장되기 전에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투자자들이 더 늘어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들어 50건 이상 분양권 거래가 신고된 곳도 광진ㆍ성동 등 비(非)강남이었다. 광진구의 경우 59건의 분양권 손바뀜이 있었는데 모두 지난달 전매제한이 풀린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가 있는 구의동에서 나왔다. 지난달 21건에 이어 이달에는 60건으로 3배 가까이 거래가 늘어난 것이다. 활발한 손바뀜에 가격도 소폭 올랐다. 9월16일 5억2600만원에 거래된 전용면적 59.98㎡ 분양권 가격은 이달 26일 5억5842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구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워낙 금리가 낮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여전히 분양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정부가 전매제한을 해도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이른바 강남3구에 집중될 것이기 때문에 이 외의 지역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성동구도 분양권 거래가 지난달 42건에서 54건으로 12건(28.5%) 늘었다. 같은 기간 용산은 16건, 서대문구 9건, 중랑 5건 증가했다.
반면 과열의 진원지로 꼽히는 강남3구의 분양권 거래는 주춤했다. 서초는 29건에서 24건으로, 송파는 58건에서 43건으로 줄면서 강남구만 강남3구 중 유일하게 거래가 증가했다. 하지만 개포지구 첫 재건축인 래미안 블레스티지가 이달 전매제한이 풀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하의 거래량인 셈이다.
강남의 경우 29건이 거래됐는데 이 중 19건이 래미안 블레스티지 분양권 거래였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권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끊긴 상황"이라며 "아직 신고되지 않은 거래까지 포함해도 이달 30건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의 규제를 앞두고 눈치보기 심리가 팽배하다"며 "프리미엄도 이달 초까지만 해도 2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론 1억원을 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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