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혜 인턴기자] 김주하 앵커의 뉴스 브리핑이 ‘감성 팔이’ 논란에 휩싸였다.
MBN ‘뉴스8’을 진행하고 있는 김주하 앵커가 26일 ‘최순실 게이트’ 파문과 관련해 브리핑을 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김주하는 이날 ‘최순실씨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브리핑의 주제를 밝혔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당신으로 인해 난리가 났다…하지만 당신의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다가 문제가 된 대목이 나온다. 김주하는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다. 대통령의 딸과 평범한 대학생…쉽지 않은 인연으로 만나 40년간 우정을 지켜오며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대통령은 당신과의 인연의 끈을 놓지 못했다는 이유로 큰 곤경에 빠져 있다”며 "처음엔 언니(박근혜)를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도움을 줬을 것이다. 하지만 호의는 권력이라는 보상을 받게 됐고, 당신은 그 권력을 남용해버렸다“고 덧붙였다.
또 김주하는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언니를 넘어 나라를 위해 한 일이라며 화를 내기도 했다”, “어제 대국민 사과를 한 대통령을 본 기자들은 그렇게 힘없고 어두운 모습은 처음 봤다고들 한다. 지금 당신의 언니가 처한 상황이 그렇다”며 “당당하게 세상에 나와 (언니와의) 의리를 보여달라”고 브리핑을 마무리지었다.
그런데 브리핑이 전파를 탄 지 이틀이 지났지만 네티즌들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다. 권력자를 두둔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브리핑의 결론은 ‘최순실은 숨지 말고 나와 법의 심판을 받으라’는 것이었으나 단어의 선택과 글의 흐름에서 불편함을 느꼈다는 이들도 많았다.
특히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다’, ‘처음엔 순수한 마음으로 도움을 줬을 것’, ‘자신도 모르게’, ‘대통령의 힘없고 어두운 모습’ 등의 문구가 도마 위에 올랐다. ‘공권력의 부정부패’라는 심각성을 희석시킨다는 이유다. 또 지나치게 인간적이고 감성적인 잣대로 현재 상황을 바라본다는 평가도 있다.
YTN 노동조합위원장 노종면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브리핑을 비판했다. 그는 “전체 취지는 최순실을 향해 법의 심판을 받으라고 하는 말이지만…사과문을 읽던 그 순간부터 박 대통령의 난국 돌파 전술은 이른바 ‘박근혜 피해자 코스프레(캐릭터, 인물 등과 똑같은 분장을 하고 흉내내는 것)’라고 본다고 했다. ‘김주하의 멘트를 박근혜 두둔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라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MBC 아나운서로 언론에 첫 발을 내딛은 김주하는 현재 MBN의 특임이사를 맡고 있다.
이은혜 인턴기자 leh9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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