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다비LPGA 첫날 2타 차 선두 질주, 쭈따누깐 12위, 장하나 14위 출발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소리없이 강하다."
양희영(27)을 두고 하는 말이다. 200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해 통산 2승을 거둔 것이 전부지만 꾸준함이 대명사다. 올해도 우승 없이 상금랭킹 10위(100만3470달러), 세계랭킹 10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치열한 선발 경쟁을 뚫고 116년 만에 부활한 리우올림픽에 출전해 공동 4위에 오르는 저력을 뽐내기도 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우직한 플레이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선수다.
양희영이 1년7개월 만에 우승 기회를 잡았다.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골프장(파71ㆍ6260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아시안스윙 5차전' 사임다비LPGA(총상금 200만 달러) 첫날 8언더파를 몰아쳐 2타 차 선두로 나섰다. 마리나 알렉스(미국)가 2위(6언더파 65타),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펑산산(중국), 모 마틴(미국) 등 6명이 공동 3위(5언더파 66타)에서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버디만 8개를 낚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1, 5, 7~8번홀 버디 등 전반에 4언더파를 쳤고, 후반에도 13, 15~17번홀 버디로 4타를 줄이며 리더보드 상단을 점령했다. 4개의 파3 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아낸 정교한 아이언 샷과 22개를 적어낸 '짠물 퍼팅'이 돋보였다. 올해 2차례 준우승을 포함해 '톱 3'에 5차례 머문 아쉬움을 씻을 수 있는 위치다. "만족스러운 라운드였다"면서 "특히 퍼팅이 좋았다"고 했다.
2006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ANZ레이디스에서 최연소 우승기록(16세 6개월8일)을 세운 선수다. 아버지 양준모씨가 국가대표 카누선수, 어머니 장선희씨는 창던지기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인 스포츠가족으로도 유명하다. 2008년 미국으로 건너가 가시밭길을 걷다가 2013년 하나외환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신고했고, 지난해 2월 혼다타일랜드에서 2승째를 수확했다.
'5승 챔프' 에리야 쭈따누깐(태국)이 3언더파를 쳐 공동 12위로 스타트를 끊었다. 최근 8개 대회에서 2승을 포함해 '톱 3'에 4차례나 진입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이븐파에 그쳐 공동 30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신지은(24ㆍ한화)이 공동 3위 그룹에 합류했고, 리디아 고의 전 캐디를 영입한 '3승 챔프' 장하나(24ㆍ비씨카드)는 2언더파 공동 14위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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