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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현대차 105층 신사옥의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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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 낀다'는 조계종, 행정 절차 안 밟는 강남구청...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설 잇딴 암초에 발목

[이슈추적]현대차 105층 신사옥의 수난 공연장 및 호텔·업무시설 건물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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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 강남 한복판에 초고층 신사옥(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지으려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야망찬 꿈에 잇따른 암초가 등장하고 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잇딴 '몽니'와 종교단체의 시비가 현대차의 발목을 계속 잡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167번지 옛 한국전력공사 부지 7만3941㎡ 부지에 105층 초고층 업무용 시설(사옥)을 포함해 호텔과 오피스, 전시장ㆍ컨벤선센터, 문화ㆍ예술 공간, 공장, 판매시설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폴크스바겐의 본사 아우토슈타트처럼 비즈니스와 관광ㆍ문화ㆍ컨벤션 복합 공간인 '한국판 아우토슈타트'를 만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2014년 9월 실시된 부지 매각 입찰에서 예상가의 3배에 이르는 10조5500억원이라는 파격적인 금액을 써내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문제는 잇딴 걸림돌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2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일 서울시 도시ㆍ건축공동위원회(위원회)가 GBC 예정 부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통과시켰다. 기존 제3종일반주거지역을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해 주거ㆍ상업시설을 짓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공공건물로 쓰였던 현 부지에 사옥과 호텔ㆍ오피스, 전시컨벤션시설, 공연장을 지으려면 필수적인 행정 절차다.

현행 토지이용규제 기본법에 따르면 지구단위계획은 고시하면 바로 효력을 갖는다. 따라서 해당 지자체장인 강남구청장(신연희)은 고시된 내용을 국토이용정보체계에 등재해 일반 국민이 볼 수 있도록 할 법적 의무가 있다. 주민들이 인근 토지를 개발하거나 매매하는 과정에서 알 권리를 침해당하지 않게 하기 위한 장치다.


그런데 강남구청은 이날 현재까지 행정처리를 미룬 채 토지이용계획을 변경해주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GBC 부지는 법적으로는 일반상업지역으로 지구단위계획이 변경됐는데도 불구하고 토지이용계획서 상에는 여전히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남아 있다. 서류상의 문제이긴 하지만, 앞으로 설계 등 세부 개발 계획을 확정한 후 교통ㆍ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국토부 산하 수도권정비심의위원회와 서울시 건축위원회의 건축허가 등 각종 인허가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현대차 입장에선 서류상 용도 미변경은 큰 걸림돌이다.

[이슈추적]현대차 105층 신사옥의 수난 현대차GBC부지(옛 한전부지) 조감도 (자료:서울시)


강남구청은 "소송 중"이라 행정 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강남구청은 현대차가 내놓은 공공기여금 1조7000억원의 용도를 둘러 싸고 서울시와 소송 중이다. 강남구는 공공기여금을 송파구에 속하는 잠실운동장 개발에도 사용한다는 서울시의 입장에 맞서 "강남구에만 최우선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지난해 서울시를 상대로 국제교류복합지구(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 지구단위계획구역 결정(변경) 고시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었다.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7월 1심 판결에서 "강남구가 개별적ㆍ구체적 권리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원고 적격이 없다"며 소송을 각하했지만 곧바로 항소해 2심 중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소송중인 내용인데 시의 요청대로 토지이용계획 변경 사항을 등재할 경우 소송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일시적으로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무효확인청구소송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구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불편이 생기지 않는 선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서울시는 소송과 관계없이 법적 의무인 토지이용계획 변경 사항 서류 등재는 이행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민ㆍ사업주의 피해도 우려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행정 역사상 법적 의무인 서류 변경 절차를 근거도 없이 소송 중이라는 이유로 이행해주지 않는 것은 아마도 사상 처음인 것 같다"며 "시 감사위원회에 감사를 청구했다. 정당한 요구에 따른 당연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현대차 및 주변 토지ㆍ건물주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청 측은 2심에서 지더라도 대법원까지 간다는 입장이어서 현대차 입장에선 보통 골칫거리가 아니다.


한편 현대차는 GBC 부지의 옛 소유권을 주장하는 조계종 측의 민원에도 시달리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불교조계종의 전국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은 지난 18일 "서울시는 현대자동차 GBC 개발계획 인허가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조계종 측은 현대차가 건설할 계획인 초고층 사옥(105층ㆍ552m)이 너무 높아 인근 봉은사 문화재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이날 스님들은 결의문을 통해 "현대자동차는 1200년 봉은사의 역사문화수행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명확한 초고층(105층) 대규모 사옥 건축계획을 55층 이하로 전면 수정하라"며 "만일 우리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불교도들의 거센 현대자동차 불매운동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시를 향해서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현대자동차 사옥 개발계획을 강행할 경우 헌법파괴, 전통문화 파괴의 책임을 물어 전국 사찰의 출입을 금지하고, 서울시장에 대한 주민소환운동을 범불교적 운동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슈추적]현대차 105층 신사옥의 수난 서울광장 조계종 천막농성장


조계종의 수장인 자승 스님도 지난 10일 봉은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봉은사 인근에 초고층 건축물이 들어설 경우 일조권이 침해를 받을 뿐 아니라 봉은사 문화재가 겨우내 얼어붙고 이끼가 끼는 등 훼손될 우려가 크다"고 반발했다. 조계종 측은 GBC 부지가 본래 봉은사 소유였으나 1970년 당시 상공부가 매입하는 과정에서 강압적으로 협박해 토지를 강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조계종측의 이같은 민원은 불교계 일각에서 조차 토지 강탈의 근거가 희박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또 현재에도 봉은사 인근에 코엑스 트레이드타워( 54층ㆍ227m) 등 초고층 빌딩들이 산재해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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