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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영장 재청구 명분쌓기?…'백남기 부검갈등' 장기화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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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영장 재청구 명분쌓기?…'백남기 부검갈등' 장기화될 듯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근처에서 시민들이 경찰의 고(故) 백남기씨 시신에 대한 부검영장 강제집행에 반대하며 대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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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금보령 기자] 경찰이 고(故) 백남기씨 시신에 대한 2차 부검영장 강제 집행에 나섰지만 투쟁본부 측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결국 포기했다. 백남기 투쟁본부 측은 함께한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한편 "경찰은 영장 재청구를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25일 오후 1시30분 유족 측에 부검영장 집행을 통보하고 오후 3시 백씨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은 형사 100여명의 호위를 받으며 장례식장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장례식장 근처에는 경비병력 9개 중대 등 약 1000명의 경찰이 배치됐다.


그러나 300명이 넘는 시민, 종교, 노동 인사들이 영장 집행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경찰과 투쟁본부의 대치 상황이 계속됐다. 홍 서장과 투쟁본부 측 법률대리인은 오후 3시10분 장례식장 근처에 마련된 노란천막에 들어가 협상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경찰은 '유가족을 직접 만나 부검 협조를 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투쟁본부 측이 거부하면서 20분 만에 교섭이 결렬됐다.

이후 오후 4시10분쯤 경찰과 투쟁본부의 2차 교섭이 진행됐다. 약 50분에 걸쳐 협상이 이뤄졌지만 투쟁본부가 '부검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이 역시 끝내 결렬됐다. 이후 홍 서장은 오후 5시45분께 "투쟁본부 측이 완강하게 저항하는 상황 속에서 날도 저물었고 야간집행으로 인한 안전사고 불상사가 우려된다"며 "강제집행을 하지 않고 철수 하겠다"고 밝혔다.


부검 영장을 집행하지 못해 발생하는 향후 논란에 대해서는 투쟁본부 측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홍 서장은 "경찰은 유족 측과 부검관련 협의를 진행하기 위해서 계속 노력해왔지만 끝내 유족은 영장 집행을 거부했다"며 "투쟁본부에서 경찰의 정당한 법 집행을 실력을 사용해 저지한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영장 재신청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뒀다. 홍 서장은 "영장 재신청은 검찰과도 협의해야 할 문제다"라며 "검토해서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발표 이후 오후 5시50분쯤 완전히 철수했다.


경찰이 이날 강제 집행을 포기한 것은 유족과 협의가 안 된 상태에서 영장을 집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법적인 문제와 악화되는 사회적 여론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경찰 물대포 위력이 입증됐을 뿐 아니라 그동안 경찰이 사인 논란의 핵심 요인으로 삼아왔던 '빨간우의'도 어느 정도 의문이 해소돼 경찰의 설자리가 좁아진 탓이다. 23일 경찰이 1차 강제집행을 시도했을 때도 '경찰이 추후 법원에서 조건 없는 영장을 발부 받기 위한 명분 쌓기용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유족 측은 경찰 철수 이후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에게서 백씨의 시신을 지킬 수 있게 도와준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한편 영장 재청구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씨의 첫째 딸 도라지씨는 이날 오후 6시10분께 기자회견 자리에서 "여러분 힘으로 아버지를 경찰 손에서 지켜냈다"면서도 "경찰은 물러나면 향후 일어날 사인 논란은 투쟁본부 책임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했는데 사인논란은 애초에 경찰이 지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백씨는 이어 "경찰이 영장 재청구를 포기하지 않으면 아버지도 쉬실 수가 없다"며 "영장 재청구를 완전히 포기해서 이 사건 해결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달 28일 법원으로부터 조건부 영장을 발부 받았다. 법원은 경찰이 영장을 집행하기 전 유족과 장소 및 대리인 참관 등 충분한 협의를 거치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유족들은 "부검을 전제로 한 협의는 없다"며 완강하게 부검을 거부해왔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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