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성은 결혼 '안'하고 남성은 '못'한다?

시계아이콘02분 0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한국민우회, '1인 가구 여성, 이기적 선택은 있는가' 주제 토론회 개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성은 결혼 '안'하고 남성은 '못'한다?
AD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 제 남편 같은 경우에도 아무래도 살던 세상이 남성중심이니까 여자가 당연히 집안일을 해야 되고 남자는 이래도 괜찮다는 인식이 굉장히 강했어요. 가사분담을 아직도 남성들이 '도와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 계속 나는 '도와주는 게 아니라 함께하는 거야'라고 생각하는데 이 의식 개혁까지 해가면서 산다는 게 두 배의 힘든 일이에요. (한선희·여·43)

# 결혼 했을 때의 그 상황 있잖아요. 남자는 일만 하고 와서 집안일에 대해서는 무시하고 도와주지 않고, 가사 분담 전혀 안 되는 상황을 제가 못 견딜 것 같고 남자에 대한 좋은 경험이 없어요. 연애했을 때나 상사나 그런 사람들 봤을 때 '저런 남자들 밖에 없는데 어떻게 결혼을 해' 이런 느낌…. 내 몸 하나 추스르기도 힘든데 결혼해서 남의 뒤치닥꺼리 다 하면서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이진영·여·33)


여성은 결혼 '안'하고 남성은 '못'한다? 지난 20일 한국여성민우회는 '1인 가구 여성, 이기적 선택은 있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결혼하지 않은 여성에게만 저출산의 책임을 묻고 있는 현 실태를 되짚어보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애 안 낳는' 1인 여성 가구는 이기적이다?=최근 인공임신중절수술(낙태) 관련 처벌을 강화한다는 정부의 입법예고에 대한 논란도 결을 같이 한다. 이번 입법예고안이 정부가 내년에 신생아를 2만명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에 부합하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김민문정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는 "1인 여성 가구 문제는 고령화, 청년 중심의 복지 정책으로 배제되거나 저출산 현상과 연결되면서 극복해야 될 것으로 여겨졌다"면서 "기존 담론이 담지 못 했던 얘기를 중심으로 토론회를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발제자로 나선 김나현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는 1인 여성 가구 140여명의 설문조사와 15명의 심층 면접 인터뷰를 통해 '1인 가구 담론이 담지 못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작성해 발표했다. 김 활동가는 "현재 저출산 담론은 결혼 안 하는 여성 대 결혼 못 하는 남성이란 구도로 쉽게 대치시킨다"며 "경제적 상황 때문에 결혼을 못 하는 청년 남성에게는 신혼주택을 제공하겠다고 하고 결혼 안 하는 여성은 이기적이라고 비난한다"고 지적했다. 김 활동가는 1인 여성 가구에 대한 복지 제도의 빈약함과 부재도 문제로 제기했다. 이번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8명이 1인 가구를 위한 복지제도를 전혀 알지 못 했다. '안심택배', '안심귀가서비스' 등 일부 여성들이 알고 있는 정책들은 성폭력 예방에만 치우쳐져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성은 결혼 '안'하고 남성은 '못'한다? 지난 20일 열린 '1인 가구 여성, 이기적 선택은 있는가' 토론회 모습. 왼쪽부터 송영신 시니어희망공동체 상임대표, 김현미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 교수, 김민문정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김나현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 박건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 이지혜 대중문화 웹진 IZE기자


◆대가족→핵가족→1인가구=이번 토론회에서는 현대사회가 대가족에서 핵가족화가 진행돼 온 것처럼 앞으로는 핵가족이 1인 가구로 주요 가족 구성이 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국내 4가구 중 1가구가 1인가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서 1인가구 비중은 27.2%로 그 비중이 역대 최대치를 넘었다.


송영신 시니어희망공동체(구, 한국1인가구연합) 상임대표는 "과거 대가족이 붕괴되면서 미풍양속이 없어지고 현대 사회로 발전하는 부작용으로 핵가족화가 심각하다라고 문제점이 제기됐었는데 현재는 핵가족을 정상 가족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1인 가구를 특별한 사연이 있어 혼자 사는 사람으로 보는 선입견이 있는데 30년 후에도 똑같이 바라볼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은 "20~30년 후를 내다보지 못 하는 정책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가족주의 시스템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 사회에서 사회 복지 역할은 대부분 가족이 감당해왔고 그 가족 안에서 여성들의 돌봄 노동으로 지탱해왔지만 1인 가구의 급증은 그러한 시스템이 한계선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 활동가는 "기본 부부, 아이라는 가족 중심의 정책은 더 이상 현실을 따라가지 못 한다"며 "결혼을 했거나 아이가 있거나 가난하거나 법적 가족이 없거나 청년 또는 노인이거나 하는 특정 조건을 갖춰야만 복지 제도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지금의 시스템 안에서는 사람들은 누가 더 약자인지 경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1인 가구 정책 마련 시급=1인 가구가 이처럼 다양한 형태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책이 미흡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박진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정부나 서울시 등 다른 지자체들도 마찬가지로 내놓은 종합대책들은 다른데 나온 것들을 갖고 와서 묶은 것으로 쓸모 있는 건 별로 있지 않다"며 "1인 가구가 임시적이란 생각을 하지 말고 평생을 갈 수 있다는 생각에 기반한 정책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