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년전 단두대에서 처형된 비운의 왕비, 어린시절 남자와 마지막 남자

223년 전인 1793년 10월16일. 한 여인이 단두대에서 처형됐다. 바로 비운의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다. 그는 오스트리아 여왕 마리아 테레지아의 막내딸로, 프랑스 왕 루이 16세의 왕비였지만 어린 시절과 죽음의 문턱에서는 각기 다른 남자와의 추억이 있었다.
마리 앙투아네트와 어린 시절 인연을 맺은 인물은 천재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다. 앙투아네트가 1755년 11월생이고 모차르트가 1756년 1월생이니 두 사람은 약 2개월 차이로 태어났다. 모차르트는 네 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고 1762년 아버지와 연주 여행을 떠났다. 그해 10월 오스트리아 빈에 머물며 쇤브룬 궁에서 어전 연주를 했다.
전해지기로는 이 때 여섯 살의 모차르트가 넘어지자 그의 손을 잡아 일으켜준 공주가 있었는데 바로 앙투아네트였다고 한다. 어린 나이지만 그녀의 미모에 반한 모차르트가 나중에 결혼해 달라고 청혼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앙투아네트의 마지막 남자는 스웨덴의 악셀 폰 페르젠 백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형되기 1년 전인 1792년 페르젠은 앙투아네트와 루이 16세를 프랑스에서 탈출시키려 했다. 하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그 뒤 앙투아네트는 페르젠에게 보낸 편지에 "당신을 미친 듯이 사랑해요. 나의 사랑스러운 친구여, 당신을 사랑하지 않은 순간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고는 도저히 이 편지를 끝낼 수가 없네요"라고 썼다.
이듬해 앙투아네트가 처형되자 페르젠은 자신의 누이에게 편지를 보내 "내가 살아가는 이유였으며, 단 한 순간도 사랑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고, 내 모든 것을 바쳤고, 가슴 깊이 사랑했으며, 수천 번이라도 내 목숨과 바꿀 수 있었던 여인이 이제는 없다. 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 사랑하는 누이여, 지금의 나는 그저 그녀의 곁에서 죽고 싶은 심정일 뿐이다"라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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