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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작가 신이철 25일까지 개인전
40-50대의 감성 담은 공예작품 선보여

태권브이 아재버전 로보트 태권브이, 2016, 알루미늄, 우레탄 도장 [사진=아트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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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아재 문화'의 유머 코드가 저변에 깔려 있다. 요즘 같은 반응은 우연치 않은 타이밍이다. 사실 10년 전부터 '배나온 태권보이' 시리즈를 시도했다. 아재(아저씨의 낮춤말)들은 물리적으로 나이가 들 뿐, 정신적으로는 청춘이다. 스스로도 작가로서 철들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텔레비전에서는 아재 개그, '키덜트(Kid+Adult)' 등의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40~50대가 향유하던 그들만의 문화가 새롭게 각광받는다. 가장의 무거운 짐과 세상풍파로 찌들었지만 중년의 가슴은 언제나 따뜻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외형은 계속 늙어가지만 여전히 그들 나름의 꿈과 희망이 있다.


도예작가 신이철(52)도 아재다. 하지만 청춘의 힘으로 도자기를 빚는다. 40~50대의 문화를 적극 반영한다. 작품들은 얼핏 고대미술품 같지만 자세히 뜯어 보면 최신작처럼 세련됐다. 낯설면서 친숙한 느낌이 뒤죽박죽 섞였다. 그래서 과거와 현재, 미래 그 사이 어딘가에 놓여 있는 듯한 착각을 준다. 기발한 공예작품으로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를 선사한다.

태권브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2D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아재 문화를 대표한다. 신 작가도 남다른 애착을 보인다. 그런데 그 옛날 날렵함은 온데간데없다. 그는 "40년 이상 봐온 늙은 캐릭터다.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다 보니 어느 순간 과거 영웅의 모습은 퇴색하고 박물관에나 있을 법한 고루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를 복원하고 재해석해 새로운 이미지로 바꿔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어렸을 적 내게 영웅과 같은 존재다. 50대 중년의 모습을 담은 자화상이라서 동질감이 배어있다"고 했다.


태권브이 아재버전 청화백자사이보그용문대호, 2016, 백자토 [사진=아트파크 제공]



신 작가는 전통공예가지만 고정된 틀을 자주 깬다. 통념을 벗어나는 작업을 많이 시도한다. 1990년 첫 개인전에서 도자기로 만든 햄버거 시리즈를 제작해 '맥도날드'로 대변되는 미국 하위문화와 성문화를 비판했다. 공예가 미술적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한 이듬해에는 '젊은 모색'을 통해 공예작가로는 처음으로 국립현대미술관에 작품을 전시했다. 신 작가는 "학창시절(1980년대 후반)의 교육 방식이 언제부턴가 의미 없는 행위로 다가왔다. 추상적 표현이 도자기의 유일한 예술성처럼 받아들여졌던 시기에 오히려 나는 자유롭고 싶었고, 아티스트로서의 가능성에 눈뜨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공예를 "하나의 억압된 틀이자 벗어나고 싶은 형식"이라고 말하면서도 '왜 흙을 만지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 "도예과를 졸업했기 때문에 흙을 만지는 것이 아니라 작가로서 흙을 선택한 것이다. 예술가는 멈춰있으면 안 된다. 자신만의 색과 철학, 이른바 작가의 정체성도 다잡아야 한다"고 했다.


올해 선보인 청화백자사이보그용문대호에는 이런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멀리서 보면 조선시대의 백자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고 있는 사이보그용이다. 화려한 색채와 흙 특유의 따스한 느낌이 묘하게 얽혀 있다. 신 작가는 "미래와 복고에 관한 문제다. 전승(傳乘)과 전통(傳統)의 의미는 분명히 다르다. 도자기라는 원형의 가치 속에서 전승이 아닌 전통의 미학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전승은 과거 문화의 재연을 뜻하지만, 전통은 법고창신(法古創新)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는 "조선 백자 역시 당시에는 매우 파격적이고 세련된 시도였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상반된 가치를 만나게 함으로써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는 시도를 계속 이어갈 생각"이라고 했다.


신 작가의 작품들은 현대 공예의 단면을 보여준다. 재료의 다양한 탐색을 통한 감각적 형태의 조형작업이다. 이번 개인전 'cyborg-思利寶具(사이보구)'에는 '사이보그 뮤지엄' 프로젝트로 청화백자, 사이보그, 추억 속 로보트 태권브이 등 복고 캐릭터들을 주제로 한 신작 약 스무 점이 공개된다. 오는 25일까지 삼청동 아트파크.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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