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외교적 관계도 어려워질 것"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노동당창건일(10일)에 도발하지 않고 지나간 것에 대해 "(지난달 5차 핵실험에 이어) 또 다시 도발 징후가 감지돼 한미 양국이 대비태세를 강화하며 예의주시했는데 아직까지는 도발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 같이 밝히면서 "하지만 언제든 도발할 가능성이 있고 실제 상황으로 갈 수 있음을 알고 준비해야 한다"고 지속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정권은 결코 자의로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대화에 매달리는 것은 우리 국민들을 위험에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고 북한에 시간만 계속 벌어주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도발을 막아내고 북한을 비핵화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무엇보다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중대한 국가적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제는 북한 정권이 도발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변화를 강제하기 위한 제재와 압박에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우리 내부적으로도 더욱 단합해서 강력한 안보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최근 일각에서 우리 정부가 오히려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고 있다거나 선전포고 운운하는데, 현재 북핵 문제를 풀어가는데 있어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사실과도 다른 왜곡"이라면서 "그런 것들이 내부에서 쌓이게 되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를 도와주려는 국제공조를 어렵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 압박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기존 대북체제의 틈새를 매울 수 있도록 완전하고 실효성 있는 대북제재 조치 내용이 포함된 유엔 안보리 신규 결의가 조속히 채택되도록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또 "우리나라와 미국, EU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보완하고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독자적인 대북제재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면서 "북한 정권에 실질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는 다양한 제재 조치를 주도적으로 마련해 나가고 더 많은 국가들의 지지와 협력을 끌어내는 데도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북한 정권에게 핵개발을 멈추지 않으면 보다 강력한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국제사회 대 북한의 구도가 더욱 확고해져 최소한의 외교적 관계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면서 "북한 정권이 국제사회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고,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에 들어간 천문학적인 비용이 북한주민들의 곤궁한 생황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 그들이 보다 잘 알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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