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게임 즐기는 인구 증가하면서 엄지손가락 힘줄 파열 사례 늘어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게임을 즐긴다면 손목 건초염을 주의해야 합니다. 엄지손가락의 힘줄이 파열돼 병원을 찾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의 자료를 보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는 게임을 즐길 때 한 번에 4분28초씩 하루 9.6회, 총 43분 동안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카카오톡 등 메신저앱 하루 평균 이용시간인 39분 42초보다 높습니다. 그만큼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많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모바일게임 이용자는 대부분 2030 남성이었습니다. 마케팅 분석업체인 아이지에이웍스의 '2016년 상반기 구글 플레이 게임 카테고리 총결산 보고서'에서 게임 결제 유저 중 88%가 남성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에서도 30대 이용자가 전체 매출의 4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용자 수로는 20대가 46%로 가장 높았습니다.
게임의 특성 상 중독성이 강해 심하게 이용할 경우 손목에 무리가 갑니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8주 동안 쉼 없이 모바일 게임을 했던 29세 남성이 엄지손가락 힘줄 파열로 병원을 찾았던 사례가 의학저널 '미국의학협회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에 보고된 바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으로 엄지손가락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할 경우 손목 건초염에 걸릴 위험이 높습니다. 건초염은 엄지손가락을 펼칠 수 있게 하는 힘줄이 붓고 주변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합니다.
박정민 동탄시티병원장은 "엄지손가락을 펴게 하는 힘줄인 장무지외전근과 단무지신전근에 과도하게 스트레스가 쌓이면 이 힘줄 주변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발생한다"며 "엄지손가락과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일을 하게 되면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손목 건초염은 그동안 중년 여성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집안일과 육아 등으로 손목 사용이 잦은 탓입니다. 최근에는 스마트 기기의 사용 증가로 남성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통계를 보면 2010년 47만 명에 불과하던 남성 환자는 지난해 약 55만8000명으로 18.6% 늘어났습니다. 같은 기간 여성 환자가 15.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빠릅니다.
손목 건초염은 주로 젓가락질을 하거나 펜을 잡을 때 통증이 나타납니다. 증상이 악화되면 물건을 잡기가 힘들어지고 손목 저림과 찌릿찌릿한 통증이 심해집니다.
박 원장은 "손목 건초염은 지나친 사용으로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원인이 된 활동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며 "대부분 보조기 착용과 소염제 복용, 찜질,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로 회복이 잘 돼 수술 치료를 받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습니다.
엄지손가락과 손목의 반복적 사용이 불가피하다면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평소 힘줄의 유연성을 길러주는 것이 좋습니다. 한쪽 손을 앞으로 쭉 뻗고 다른 손으로 당겨주는 동작을 반복하거나 기도하는 자세로 팔을 가지런히 모은 후 약 15초 동안 정지하는 동작은 손목의 유연성을 높여줍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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