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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읽다]"GMO임을 알려면 전화를 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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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 GMO 표시제법안은 'DARK Act'

[건강을 읽다]"GMO임을 알려면 전화를 거세요~" ▲"오늘 여러분의 식탁에는 어떤 음식이 올라왔나요?".[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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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미국의 한 대형마트

마이클(Micheal)은 오늘 식용유를 하나 사야 합니다.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식용유를 고른 뒤 어디론가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더니 자동응답기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GMO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제품코드를 입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이클은 포장지 한 귀퉁이에 있는 코드를 입력합니다. 자동응답기에서는 "입력 번호가 늦었습니다. 다시 한 번 입력해 주시기 바랍니다"는 목소리가 들여옵니다. 마이클은 코드 번호를 자세히 확인한 뒤 차근차근 번호를 누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확인 중에 있습니다"는 멘트가 흘러나옵니다.


기다리는 동안 마이클은 'GMO로 만든 건지, 아닌지 이렇게까지 확인해야 하는 거야'라고 생각해 봅니다. 자동응답기는 1~2분이 지나도록 아무런 응답이 없습니다. 조금씩 짜증이 밀려올 때 쯤 자동응답기에서는 마이클에게 이런 멘트를 날립니다.


"죄송합니다. 지금은 확인할 수 없습니다. 다음에 다시 전화해 주시기 바립니다."


전화는 일방적으로 끊겼고 '뚜~뚜~뚜'라는 기계음만 흘러나옵니다. 마이클은 식용유 제품을 든 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습니다.
<#10_LINE#>
물론 이 같은 일은 조금 과장되게 표현해 본 장면입니다. 문제는 이 같은 일이 실제 미국에서 벌어질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전자변형식품(GMO)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이는 먹거리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지난 7월 'GMO 표시제법'이 상하원을 통과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최종 사인까지 했습니다. GMO 표시제가 의무화됐습니다. 소비자들은 "오케이! 드디어 GMO 표시제가 시작되는구나"라고 반가워했습니다. 구매하는 제품이 GMO인지 아닌지 알 수 있게 됐습니다.


이 '반가움과 기대감'은 법안의 구체적 내용을 접한 뒤 '어둠'으로 변했습니다. 문제는 '라벨'에 있었습니다. 통과된 법안에는 "GMO 표시를 할 때 라벨링으로 QR(Quick Response) 코드와 전화번호(1-800)도 가능하다"고 명시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은 마트 등에서 제품을 고른 뒤 스마트폰으로 QR 코드를 찍거나 직접 전화를 걸어 이 제품이 GMO인지 아닌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제품을 고르기도 힘든데 소비자들은 GMO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까지 걸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 법안에 대해 미국 백악관 측은 "이번 법안 통과로 앞으로 소비자들은 자신의 음식에 대한 정보 접근이 가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시민단체와 소비자들은 'Dark Act'라며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DARK는 '미국인의 알 권리를 부인하고 있다(Denying Americans the Right to Know)' 뜻의 약자입니다.' 어둠의 법'이라 불러도 될 것 같습니다.


'어둠의 법'이라고 비판하는 시민단체들은 "QR코드와 전화번호까지 GMO 라벨에 포함시킴으로써 소비자들에게 혼란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며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QR 코드 등에 대한 접근성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은 줄곧 "GMO는 안전하다"고 소비자들에게 역설하고 있습니다. 반면 소비자들은 GMO가 안전한지, 아닌지는 아직 결론나지 않았다고 판단합니다. 과학계 내부에서도 GMO에 대한 입장은 엇갈립니다. 1996년 GMO가 상업한 이래 올해 20년을 맞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20년 동안 GMO를 먹었는데 인류에 이상이 없었다'며 안전하다고 바라보는 이들이 있습니다. 다른 편에서는 '아직 GMO가 안전한지 아닌지 알 수 없다'고 지적하는 이들이 존재합니다.


QR코드와 전화번호 등 까다로운 시스템을 'GMO 표시제' 방법에 포함시킨 배경에는 '몬산토' 등 거대 GMO 업체들의 로비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과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해당 제품에 '이 제품은 GMO로 만들었습니다' 혹은 '이 제품은 GMO가 아닙니다'라고 표시하면 될 것을 굳이 이런 복잡한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GMO가 안전하다'고 강력 주장하는 이들에게 "GMO가 안전하다면 제품에 GMO 표시를 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 않느냐"고 질문하면 미적거립니다. "GMO 표시제는 필요 없다"는 답만 돌아옵니다. 'GMO가 안전하다면 표시를 하더라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텐데' 말입니다.


GMO 표시제 방법을 두고 QR 코드와 전화번호라는 희한한 장차까지 동원한 것을 보면 여전히 'GMO에는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장치를 법안에 포함시키기 위해 GMO 관련 기업체들의 전 방위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GMO 안전성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건강을 읽다]"GMO임을 알려면 전화를 거세요~" ▲학부모와 어린이들이 몬산토코리아 앞에서 GMO 반대집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한살림]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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