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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통 카펫 '조선철(朝鮮綴)'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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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전래된 조선 카펫展
요시다 고지로 소장품 36점 소개
국내 남아있는 2점과 제직기법 유사
18~19세기 초…화려한 색감·문양 독특

우리나라 전통 카펫 '조선철(朝鮮綴)'을 아시나요 조선 카펫 조선철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사진은 금기서화공물도(琴棋書畵供物圖) 18세기. [사진=백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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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계담'은 모직물로 만든 우리나라의 전통 융단이다. 깔개, 방장(房帳·방문이나 창문에 겨울철 외풍을 막기 위해 치거나 두르는 휘장), 자리, 요 등으로 사용하였다. '탑등' '모담' '융담'이라고도 한다. 일본에서는 조선철(朝鮮綴)이나 조선모철(朝鮮毛綴)이라 부른다. 날실을 팽팽하게 건 곳에 색이 있는 씨실을 무늬의 색에 따라 꿰매 가듯이 짜 넣는 태피스트리(tapestry) 기법을 사용하였다.

우리나라 융단의 전통은 오래다. 청동기 시대 때부터 모직물로 만든 깔개를 썼다. 청동기 시대 유적지인 평안북도 공귀리 유적에서 흙으로 빚어 만든 수직식 직기가 추가 발견된 점이 사실을 뒷받침한다. '삼국사기'에 당나라에 '오색(五色)구유'를 보냈다는 기록이 보인다. 구유는 털방석이나 담요를 의미한다.


고려 시대 '삼도부(三都賦)'에도 귀족들이 바닥에 '채담'을 깔았다는 기록이 나온다. 채담은 무늬를 다채롭게 넣어 짠 융단이다. 이 유행은 조선 시대까지 이어졌다. 계담이 사치 품목으로 규정돼 여러 차례 금지령도 내렸다. '중종실록'에 당하관 이하에서는 혼인 때 계담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장 80대에 처한다고 나와 있다.

계담은 주로 깔개, 방장, 담요 등으로 사용하였으므로 그 형태는 방형이 주를 이룬다. 계담에는 호랑이, 사자, 봉황, 매화, 기타 초목 등의 무늬를 넣었다. 남색을 기본으로 짙은 갈색, 연갈색, 주황색, 연두색, 흰색 등을 섞어 조화를 이루었다. 한국적 색채의 조화가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계담은 조선 시대에 통신사를 통해 상당수가 일본으로 전해졌다. 귀족 집안에서 걸개나 깔개로 사용했다. 반면 조선에서는 점차 사용이 줄면서 자취를 감추었다. 온돌이 광범위하게 보급되고 규제가 잇따랐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방장(房帳)으로 사용된 모담 두 점만이 한국자수박물관에 남아 있다.


조선 시대 융단들을 여럿 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 강남구 경기여고에 있는 경운박물관에서 열렸다. 주제는 '조선철을 아시나요-일본에 전래된 조선 카펫'이다. 6일에 시작해 내년 2월28일까지 계속한다. 이번 전시에선 일본 교토 기온재단 고문인 요시다 고지로의 소장품 서른여섯 점이 소개된다. 18세기부터 19세기 초반까지 제작된 것들이다.

우리나라 전통 카펫 '조선철(朝鮮綴)'을 아시나요 경기여고 경운박물관은 조선 카펫 36점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기간은 내년 2월 28일까지. [사진=백소아 기자]


이번에 전시된 융단은 새·나비·동자·사자 등 한국의 풍수나 중국의 고사를 다양한 색에 담고 있다. 박물관은 전시 개최를 기념해 8일 요시다 고지로의 특강(조선철-일본에서 전해 내려온 조선 카펫)도 연다. 박물관에서는 "일본에 전래된 '조선 카펫'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청동기 시대부터 이어온 전통 공예를 외래어 카펫으로 표기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우리의 인식과 연구 결과가 척박함을 확인하는 씁쓸함도 없지 않다.


심연옥 한국전통문화대 교수(56)는 "우리 카펫이 일본에 많이 넘어갔다는 기록이 있으나 그와 유사한 것들이 국내에 없었다. 이번에 공개된 조선철은 국내에 남아 있는 두 점과 제직 기법이 매우 유사하다. 섬유 분석 결과 역시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던 양털과 염소털임이 확인된다. 일본의 조선철이 우리의 것이라는 실증적인 증거가 마련됐다"고 했다.


심 교수는 "조선 카펫은 표면이 굉장히 거칠지만 재질이 모(毛)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삭거나 변질되지 않는다. 문양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만큼 독특하고 섬세하다. 문양을 하나하나 보면 색채와 색감의 조화가 매우 화려해 그 미적 가치가 충분하다.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는 사료로 가치가 크다"고 했다.


조선의 융단은 베틀기만으로 짤 수 있을 만큼 직조 형태가 단순하다. 문양과 표현이 해학적이라 당시 민화(民畵)의 요소들도 담고 있다. 조선 후기 문화가 반영된 18~19세기 작품이어서 이질감도 있으나 그 이질감이 예술로서 향기를 느끼게 할 만큼 품격을 지켜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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