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욕전 나선 롯데·SK·현대百
신세계·HDC신라 영토확장 승부수
그룹 명운 건 유통 오너家 마지막 면세점 쟁탈전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유통 빅5' 중 3곳만 웃는다. 오는 12월13일께 선정되는 서울시내 신규면세점 운영권을 둘러싸고 3차 대전이 본격화했다. 이번 면세 운영권 쟁탈전은 대기업 몫으로 배정된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허기간이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나는 데다 잇단 신규 허가로 시장이 포화됐다는 우려에서다. 유통 대기업 오너가(家)들의 자존심 대결 양상으로 번질 수 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5일 관세청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 마감된 서울시내 신규면세점 특허권 입찰에는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 신세계디에프, HDC신라면세점, 현대백화점 등 5곳이 신청서를 냈다. 이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입찰신청서를 들고 논현동 서울세관을 찾았다.
지난해 특허권을 상실한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 지난해 특허권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이 설욕전이다. 특히 롯데와 SK는 올해 면세점을 문을 닫은 뒤에도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하며 특허 탈환을 별러왔다. 그룹의 명운을 걸고 총수가 직접 진두진휘에 나선 이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난달 29일 오후 각 계열사를 불러 모아 각사의 상생정책 추진상황을 보고받았다. 면세점 평가기준인 '상생노력(150점)'의 일환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지난해 잠실 롯데월드타워점이 재승인에 실패하자 "99%는 나 때문"이라며 자책했고, 이번 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풍부한 역량을 갖춘 롯데면세점의 장점을 내세워 좋은 결과를 얻어내라"고 당부했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면세점 사업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기존 면세점이 들어선 광진구 워커힐호텔에 '워커힐 리조트 스파'를 조성해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를 능가하는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1977년부터 함께한 쉐라톤호텔과 계약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투자금액만 기존 면세점 리모델링 비용을 포함 7000억원에 달한다. 최 회장은 "창업회장이신 선친의 '관광입국' 꿈이 서린 워커힐을 다시 한국 관광산업의 중심으로 거듭나게 하는 데 온몸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필사적이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여의도 파크원(Parc1)에 서울시내 최대 규모의 백화점 출점을 비롯해 잇따른 경기도 아울렛 설립, 동양매직 인수전과 SK네트웍스의 패션부분 인수 추진 등 이번 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그룹의 몸집 키우기에 총력을 집중했다. 지난해 신규면세점 입찰에서 탈락한 이유가 경쟁기업보다 덩치가 작다는 평가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읽힌다.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내세운 정 회장은 이번 입찰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돌아오라"고 지시했다.
영토확장에 나선 HDC신라면세점과 신세계디에프도 필승의 각오로 뛰어들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규 현대사업개발 회장이 전면에 섰고, 삼성그룹과 현대그룹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HDC신라면세점 2호점 후보지인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는 현대그룹이 인수한 한국전력 부지 인근으로, 면세점은 삼성전자의 정보기술(IT)을 접목시킨 첨단 매장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의 남매 경영진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사장은 교통의 요지 서초구 고속버스터밀과 연결과 센트럴시티에 승부수를 던졌다. 정 부회장은 교외형 쇼핑테마파크인 스타필드 하남에 이어 센트럴시티를 면세점과 호텔, 백화점, 극장, 서점, 레스토랑 등 국내 최대 규모의 도심형 쇼핑테마파크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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