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강 기자]“학원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가로등이 없어서 불편했었는데, 이제는 밤에도 걱정없이 다닐 수 있게 돼 정말 감사합니다. (4학년 노○○ 올림)”
“학교 앞 반사경 설치로 아버지께서 안전 운전하실 수 있게 돼 기뻐요. (이○○ 올림)”
“저희반 친구들의 의견을 소중하게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일을 통해 많은 걸배우 것 같아요. (김○○ 올림)”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평소 느껴왔던 불편들을 해결해 준 광주광역시 서구청에 감사의 편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서구 금호동 마재초등학교 학생들이 생활속 불편사항을 성심껏 해결해 준 구청에 고맙다는 편지를 보내왔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편지를 보낸 사연은 지난 7월 마재초등학교 학생들이 서구청으로 보낸 제안서에서 비롯됐다.
제안서의 내용인 즉 ‘가로등 증설’, ‘야간 점등’, ‘학교 앞 반사경 설치’ 등 아이들이 등·하굣길에 겪어온 크고 작은 불편들이었다.
학생들이 보낸 제안서에는 ‘방음벽 설치’, ‘아파트 단지 내 공원시설 확충’ 등과 같이 아파트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이들이 구청으로 제안서를 보내게 된 계기는 ‘지방자치단체에 바라는 일’ 이라는 주제로 담임선생님과의 사회 수업을 하면서다.
아이들의 제안 내용이 생각보다 수준 높고 유용하다고 판단한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의 제안을 수업에 그치지 않고, 서구청으로 보내게 됐던 것.
제안서를 전해 받은 서구청은 실무부서 검토와 현장실사 등을 통해 3건의 제안을 수용키로 결정하고 아이들에게 통보했다.
구청 소관이 아닌 아파트 자체적으로 처리할 사항에 대해서도 지원여부 등을 검토하겠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정성희 마재초교 교사는 “아이들이 주민들의 편리한 생활을 위해 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아무리 어린이들의 의견이라 할지라도 받아들여진다는 점을 알게 된 것 같다”며 “아이들의 부모님들께도 아이들이 이뤄낸 성과와 지자체의 노력을 알리겠다”고 전했다.
서구 관계자는 “아이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구청에서 받아줬다는데 신기해하는 것 같다”며 “구청에서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주민 불편사항을 아이들이 알려줘 도리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선강 기자 skpark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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